이채훈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검사(변시 4회).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반목하는 가운데, ‘의사 출신’ 이색 이력을 가진 검사가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올려 화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채훈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검사(변시 4회)는 1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지난 2015년 변호사시험 4회에 합격해 검사로 임용됐다.
본문에서 이 검사는 자신을 “의사 출신 검사”라 소개하며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면서도 제도나 법적인 문제로 인해 고충을 겪는 의사들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의대 증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여러 차례 유관단체와 논의를 거치고 전국 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통계적으로나 실제 사회적으로도 의사 수가 부족해 의대 정원(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 검사는 “의사들이 정부의 증원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의사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집단적 사직을 종용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행동을 했다면 이는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형사적인 문제에도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피해를 가하고, 대학병원의 경영난을 유발하여 사회적인 폐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검사는 다만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는 것이 갑작스러운 점이 있다”며 1800명을 적절한 규모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들에게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창과 함께 격려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글은 현재 2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