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20일 밝혔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지 엿새 만이다. 4·10 총선을 3주 앞두고 황 수석의 거취와 이종섭 주호주한국대사 출국 문제 등을 두고 불거졌던 ‘당정 갈등 2라운드’가 봉합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전날까지 황 수석 경질 요구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으나, 여권에서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황 수석의 ‘자진사퇴’ 형식으로 이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다수의 취재진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고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야권과 언론계의 비판이 일자 황 수석은 지난 16일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이종섭 대사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 소환하고 즉각 귀국해야 한다“, 황 수석에 대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전날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대언론 정책이 언론탄압과 무관하고, 황 수석이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기 때문에 추가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황 수석이 자진사퇴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총선 현장에서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 지역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이-황’ 논란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 보인다. 한 위원장은 전날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더 민감해야 한다”고 재차 결단을 촉구했다.
황 수석이 자진사퇴로 물러나면서 시선은 이 대사로 향하고 있다. 이 대사는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사 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이 ‘이-황 논란’에 대해 당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제2의 윤-한 충돌’ 확전을 자제하고 봉합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비례대표 공천 문제 등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KBS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후임으로 지난해 12월4일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으나 3개월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TV토론 준비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