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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최근 한 누리꾼이 초등학교 1학년 급식 사진을 공개하면서 고춧가루를 사용한 '빨간 반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가 빈축을 산 가운데, 실제 설문조사 결과 10가구 중 4가구의 자녀가 김치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2022년 기준) 김치산업 실태 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가구 3183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 가운데 자녀가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한 응답이 40.9%에 달했다. 이어 본인(15.3%), 배우자(12.7%), 형제·자매 등 기타 동거인(5.6%), 본인 또는 배우자 부모(2.5%) 등 순으로 김치를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없음은 23.1%였다. 자녀를 꼽은 응답은 2020년 32.3%에서 2021년 37.2%에 이어 2022년 40.9%로 계속 늘었다.
가정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이유로는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해서(30.8%)가 가장 많았고 김치 냄새를 싫어해서(16.6%), 김치가 맛이 없어서(16.5%), 염분이 많을 것 같아서(14.1%) 순이었다. 또 가정 내 김치 섭취가 '줄고 있다'는 응답이 42.7%로, '늘고 있다'(6.0%)는 응답의 7배가 넘었고 큰 변화 없다는 응답은 51.3%였다.
이와 관련해 국산 상품김치에 대해 매운맛 등급 표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83.4%, 숙성 정도 표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0.0%로 나타났다. 나트륨 함량 표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89.4%, 영양 성분 표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5.4%를 차지했다.
김치 조달 방법은 상품김치 구입이 30.6%로 가장 많고 부모·형제 등 가족에서 얻었다(28.8%), 직접 담갔다(24.7%), 친척·지인 등에게서 얻었다(15.0%), 집에서는 김치를 먹지 않았다(1.0%) 순이었다. 외식·급식에서 제공하는 김치를 먹을 때 김치 주요 원료의 원산지 표시를 확인한다는 응답은 71.6%에 달했다. 여성(75.3%)이 남성(65.9%)보다 높았다.
한편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조카를 둔 이모라고 밝힌 글쓴이가 "조카가 매워서 밥을 못 먹겠다고 징징거린다는데, 제가 봐도 아이가 먹을 만한 메뉴는 아닌 것 같다"며 학교 급식 사진을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글쓴이가 공개한 급식 메뉴는 '김치볶음밥, 계란국, 돈가스, 시금치, 포도', '우거짓국, 깻잎장아찌, 닭갈비, 멸치볶음', '부대찌개, 파김치, 부추계란찜, 마늘쫑' 등이었다.
문제가 되는 메뉴는 김치볶음밥, 깻잎장아찌, 부대찌개 등 고춧가루를 사용한 반찬들이었는데, 누리꾼들은 "배부른 투정"이라며 대부분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