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정책 조정한 한온시스템, 한앤코 ‘밸류업’ 시험대 [투자360]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한온시스템 인수 9년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한온시스템의 분기배당을 없애면서 한앤코의 중간 회수 전략에 변화가 생긴다. 약 2조원의 인수금융을 남긴 상황에서 내린 의사결정으로 한온시스템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2015년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 2년 주기로 네 차례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인수 첫해 지분 50.5%를 2조7500억원에 취득할 당시 약 1조7016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2년 후 리파이낸싱을 진행해 기존 차입금을 끄고 2조1500억원을 새로 빌렸다.

2019년에는 마그나인터내셔널 그룹의 유압제어 사업부를 볼트온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했다. 차입금을 3000억원 증액해 이를 출자자에 배분하고 에쿼티(자기자본) 투자 비중을 낮췄다. 이어 2021년 리파이낸싱을 거쳐 현재까지 인수금융 잔액은 2조1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인수금융 고정금리는 2~4% 수준이며 변동금리 조건은 6%를 초과한다.

올해부터 한온시스템이 분기배당을 멈춘다고 밝힌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가 PE일 경우 배당 정책을 손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PE는 배당을 인수금융 이자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그만큼 주주환원율이 높아 시장에서 투자 가치를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한앤코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분기배당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인수금융 이자를 마련해 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령한 세전 배당금은 총 6914억원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한온시스템은 연간 경영 실적을 고려해 결산 배당 여부와 금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배당 매력 저하는 한온시스템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자 비용 부담이 생긴 한앤코 역시 투자 방식에 변화를 줄지 관심거리다. 바이아웃 기간이 길어져 최종 엑시트 전략에 주목도가 높다. 우선 현재 최우선 목표로 한온시스템의 수익성 개선을 세운 모습이다.

세부 사항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앤코는 인수금융 대주단에 약속한 한온시스템 수익성 기준이 있다. 아직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어 한온시스템 주가 하락에 따른 부담은 덜어냈다. 인수금융 조건상 한앤코의 보유 지분가치는 1조7850억원을 지켜야 하지만 현재 이에 못 미치는 1조50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 열 관리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등 완성차 시장 변화에 발맞춰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볼트온 이후 증가한 감가상각비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도 수익성을 끌어내린 요소다. 최근 3년간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를 기록해 재무안정성도 낮아졌다. 올해도 CAPEX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배당 부담이 줄어든 만큼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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