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새로운미래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비례대표 후보자 1차 선발 결과를 밝히고 있다. [새로운미래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새로운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자 중 추가 사퇴자가 나왔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고문으로 2선 후퇴하고, 선대위 지도부 입당 과정에도 꾸준히 잡음이 일던 상황에서 당의 지향점을 상징하는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다. 비례대표를 통해 당 정체성을 홍보하고 지지율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미래는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이미 한 차례 번복했다. 당초 15명의 후보자를 발표했으나, 발표 직후 8번을 받은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과 12번인 박시종 당 대표 비서실장의 이름이 빠진 13명의 명단이 공개되며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노출됐다.
설상가상 김효은 선임대변인도 최근 비례대표 후보직은 물론 당직까지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실장과 김 대변인은 이낙연 대표가 당을 창당했을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들이고, 김 전 처장은 통합 개혁신당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다가 다시 분리되면서 새미래의 정책위의장에 임명, 정책 공약을 맡아왔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 과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례1번에 배치된 93년생인 양소영 책임위원은 본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했던 신당 ‘미래대연합’(개혁미래당) 출신이다. 이후 새미래와 미래대연합 합당 과정에서 김 의원만 새미래에 합류해 공동대표를 맡았고 양 책임위원은 청년 몫 책임위원으로 새미래 지도부에 입성에 성공했다.
김 공동대표가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양 책임위원이 비례 1번을 받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이 공동대표는 조 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당 관계자는 “소수 정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 한 명 한 명이 특히 더 중요한데 어떠한 상징성도 없는 인물을 간판으로 내세운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치 경력이 뛰어나고 인품이 훌륭한 김 정책위의장은 오히려 당이 영입인재로 모셔야 할 분이었는데, 당원 오디션을 보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창당 후 부침을 겪어왔다. 미래대연합과의 통합 과정에서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불참했고, 개혁신당과의 합당 11일만에 통합 철회를 선언하고 분리돼 나왔다. 민주당 공천 파동 논란 상황에서 추가 현역 의원의 합류는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영입도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광주 광산을을 출마한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도 상임고문을 맡아 최전선에서 물러났다. 당에 가장 늦게 합류한 오영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현재 선대위 지휘를 맡고 있다.
오 위원장은 지난 18일 첫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더이상 막말과 증오, 배제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희망을 드리는 언어의 슬로건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창당의 이유로 지지층에게 호소했던 ‘진짜 민주당’ 슬로건은 사라졌고, 여기에 비례대표 후보자로도 상징성도, 화제성도 잡지 못했다.
당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당 지지율은 좀처럼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로운미래는 3월2주차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2%로 집계됐다. 조국혁신당은 19%, 개혁신당은 4%였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번 비례 공천을 두고 “끊임없이 훈련 받고 전문성이 어느 정도 인정받은 사람이 골고루 섞여있어야 했다”며 “결국 진짜 민주당의 색깔이 옅어진 만큼 새로운미래의 존재감도 미미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번 갤럽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7%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