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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류삼영, 조수진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서울 강북을 후보로 출마하게 된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아동 성폭행범을 변호하면서 가해자로 피해 아동의 아버지를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KBS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형을 받은 체육관 관장 B씨를 2심에서 변호하던 중 "다른 성관계를 통해 성병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면서 가해자로 A양의 아버지까지 언급했다.
A양은 2017년 B씨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성병까지 걸린 상태였다.
당시 A양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국선전담 변호사는 "제3자에 의한 성폭행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라며 "제3자 안에는 심지어 가족들도 언급돼있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체육관 학생들 진술과 피해자의 심리 검사 결과, 산부인과 의사 의견 등을 바탕으로 B씨 측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1~2심과 동일한 징역 10년형을 확정했다.
앞서 조 변호사는 성폭행, 특수강간, 몰카 촬영 혐의 등 변호, 10세 여아 성 착취물 제작 및 학대 혐의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한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과거 아동 성폭행범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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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변호사[조 변호사 유튜브] |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조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연합회 등 146개 여성단체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조직인 '어퍼'는 조 변호사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친명'이라면 미성년자 성범죄를 옹호한 사람까지 공천한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갑자기 이렇게 올라온(공천을 받은) 건 민주당이 지금 정상적 정당이 아니라 문화혁명 시기에 (있는) 중국의 모습(과 같다)"이라며 "정당 조직이 다 와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성범죄자의 변론을 맡은 것과 블로그에 홍보한 것은 변호사의 윤리 규범을 준수한 활동이었다"면서도 "국민들 앞에 나서서 정치를 시작하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친 것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법보다 정의를, 제도보다 국민 눈높이를 가치의 척도로 삼겠다.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