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21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려를 깨고 연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안도감이 형성되고 있다. 자칫 미국이 시장의 예상보다 통화완화의 속도를 늦추거나 폭을 줄일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기조를 재확인해준 것 역시 증시 반등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난 2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발언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이 상승탄력을 받은 가운데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 주식시장은 적어도 상반기 중 매크로 측면에서의 리스크 우려는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21일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또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작년 12월에 예상한 수치와 같은 4.6%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작년말 FOMC 발표와 마찬가지로 올해 안에 0.25% 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구상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달간 기대를 웃돈 물가 지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2%로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기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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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3월 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성명서의 큰 변화 또한 없었고 기자회견에서의 톤 또한 다소 부드러웠다”며 “파월은 고용이 강해도 인하를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등 전체적으로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강한 고용으로 인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내용은 주식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내용이었다”고 부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날 리포트를 내고 “시장에서는 (연내) 2회 전망까지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점도표 상 3회 인하 전망, 인하폭 유지는 호재”라며 “파월 의장은 물가 둔화, 고용 약화로 인해 올해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유지했고 연초 물가 서프라이즈를 계절적 영향으로 보고 여전히 물가 둔화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금일에는 예상과는 달리 비둘기파적이었던 FOMC, 마이크론 시간 외 15% 강세 및 삼성전자 보조금 수혜 기대감으로 강세를 예상한다”며 “특히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FOMC 경계심리 유입으로 지난주부터 강세를 보였던 전력기기, 조선, 정유화학 등 경기민감주 뿐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성장주와 중소형 반도체 장비주들까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과도한 낙관론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이번 FOMC 회의 내용은 아슬아슬하게 비둘기적이었다”며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된 점은 상반기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이미 낙관론은 팽배해졌고, 향후 주식시장 상승 속도는 점차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또 “파월 의장은 1~2월 물가 상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고 한국 인플레 기대도 높아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유가가 반등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금리인하 신호를 주지 않고 있어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베스터스 인텔리전스에서 집계하는 낙관론과 비관론 비율이 2018년 이후 최고치”라며 “낙관론이 비관론을 압도하고 있는데, 낙관론이 너무 강해지면 주가는 조정 압력에 노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