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KT&G 이사회에 반기 경영공백 대안 제시엔 ‘묵묵부답’

KT&G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집중투표로 사장 및 사외이사를 결정하는 이사 선임 안건에 관심이 쏠린다.

KT&G는 이사회 주도 아래 지난해 말 3개년간(2024년~2026년) 2조8000억원 규모의 신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1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은 차기 사장 후보 선임을 반대하고, 경영 공백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기업은행은 KT&G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를 반대하고, 판사 출신 교수인 손동환 이사를 추천했다. 일각에선 글로벌 스탠더드와 금융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2021년 KT&G는 2조7500억원 규모(1조7500억원 배당, 1조 자사주 매입)의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3년 평균 주주환원율은 95%다. 이는 상위 4개 글로벌 담배기업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국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을 웃돈다.

이어 KT&G는 2024년부터 3년간 1조8000억원 배당, 1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신규 취득, 발행주식총수의 약 7.5%),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 수준인 약 1000만주(기존보유분, 발행주식총수의 약 7.5%)를 소각하는 신주주환정책을 추가했다.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 환원과 발행주식총수의 약 15%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한 차원 더 높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은 전문경영인 출신이 다수인 이사회가 주도했다. KT&G는 총 6명의 사외이사 중 임민규(전 SK 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이사회 의장 등 4명이 CEO(최고경영자) 또는 CFO(최고재무관리자) 경험을 갖춘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사내이사까지 포함하면 전문경영인 경험을 갖춘 이사진의 비율은 75%에 달한다.

이는 기업인 비중이 80%에 달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선진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유사하다. 애플은 CEO 팀 쿡을 포함해 이사회 9명 중 8명이 바이오·항공 등 대형기업을 이끈 전문경영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12명의 이사 중 10명이 CEO 경험자로 경영진을 감독한다.

KT&G는 이번 주주총회에 전문경영인 출신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주도한 임민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강조하는 주주환원의 모범사례(Best-Practice)로 꼽힌다”라며 “이사회 멤버로 신(新)주주환원정책을 주도한 방경만 수석부사장과 임민규 이사회 의장이 이사 후보로 추천된 것은 장기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기업은행이 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안을 반대한 것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글로벌 선진기업들이 전문경영인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고, 국내 기업의 관료·학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 관행을 개선하자는 논의가 거세기 때문이다.

일각선 기업은행의 사장 선임 반대에 따른 경영 공백과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한다. KT&G가 3대 핵심사업(NGP,글로벌CC,건기식) 중심의 성장전략을 펼치는 상황에서 차기 사장 선임이 부결될 경우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경영 공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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