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사진 받으려고” 삼성 쓰면 ‘왕따’ 이러니 너도나도 ‘아이폰’ 타령

아이유가 퇴근길에 만난 팬들에게 아이폰의 ‘에어드랍’ 기능으로 자신의 셀카를 공유하는 모습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유튜브(ForYou) 갈무리]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요즘엔 스타들이 팬한테 에어드랍으로 셀카를 보내줘요”

최근 새로운 팬덤 문화 중 하나. 퇴근길이나 행사장에서 만난 팬들에게 유명인들이 애플의 ‘에어드랍’으로 자신의 셀카를 공유해주는 것이다. 에어드랍은 애플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끼리 전화번호 등록 없이도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일례로, 아이유가 퇴근길에 만난 팬에게 “에어드랍 보내줄까?”라고 말하는 영상이 K팝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팬이 “저는 갤럭시예요”라고 소리치자 아이유가 “미안해요”라고 멋쩍게 웃는 모습도 담겼다.

지난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찾은 홍콩 영화배우 주윤발이 20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셀카를 찍은 후, 현장에 있는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사진을 공유하는 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이유가 퇴근길에 만난 팬들에게 아이폰의 ‘에어드랍’ 기능으로 자신의 셀카를 공유하는 모습. 한 팬이 "갤럭시를 쓴다"고 말하자, 아이유가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유튜브(ForYou) 갈무리]
10대 10명 중 9명 아이폰 사용…전 세계적 추세

업계에선 이같은 팬덤 문화가 10~20대 젊은층의 애플 아이폰 선호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 갤럽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에 따르면 응답자 중 18~29세의 65%가 주 사용 스마트폰으로 애플 아이폰을 꼽았다. 반면 삼성은 32%에 그친다. 18~29세 성별로는, 남성은 60%, 여성은 무려 71%가 아이폰을 사용했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연례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10대의 87%가 아이폰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MMD(모바일마케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10대 여성이 84.9%, 20대 여성이 81.9%가 아이폰을 사용한다. 30대 여성의 아이폰 사용률도 58.5%에 달한다.

배우 주윤발이 지난해 10월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자신의 아이폰으로 관객들과 셀카사진을 촬영 후 에어드롭을 통해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Movie-bee']
아이폰 안 쓰면 소외…‘또래문화’ 영향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아이폰을 사용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또래 문화’가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 아이가 삼성폰을 쓰면 친구들 대화에 낄 수가 없다고 아이폰을 사 달라고 하더라”며 “뉴스에 나오는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그렇다. 어쩔 수 없이 아이폰을 사줬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 [임세준 기자]

에어드랍 뿐 아니라 아이메시지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끼리는 메시지창 색상이 파란색, 갤럭시 사용자는 초록색으로 뜨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메시지 색상만으로 무슨 기종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어, 미국에선 메시지 색상이 학생들 사이에 왕따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애플은 올해부터 3세대 문자 규격인 'RCS'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메시지 색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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