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입 코로나 이전 73.4% 밖에 회복 못 해…여행수지 적자 4년째 증가[머니뭐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일본 등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로 들어온 여행수입이 코로나19 사태 직전 대비 70.0%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로 나간 여행지급은 80.0% 이상 회복했다.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증가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여행수지 적자는 이미 2019년 수준을 뛰어 넘었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ECOS)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입은 153억139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208억6740만달러 대비 73.4% 수준이다. 반면, 여행지급은 278억4090만달러를 나타냈다. 2019년 327억3940만달러와 비교하면 85.0%가 회복됐다.

이에 여행수지 적자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125억27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2019년엔 118억7200만달러였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출국 여행객 추이를 봐도 비슷한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3만명이다. 2022년 320만명에 비하면 큰 폭 성장했지만,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63.0%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우리 여행객은 2272만명으로 2019년 대비 79.0%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나라 여행수입 핵심인 중국 관광객이 늘지 않고 있다. 방한 외국인을 지역별로 보면 구미주 등은 263만명으로 90.3%까지 회복했다. 아중동(아시아+중동)도 267만명으로 81.3%를 보였고, 일본도 70.8%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중국은 33.5%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관광 수입은 135억1800만달러로 전년보다 26.4% 늘었고, 관광 지출은 223억9900만달러로 47.8% 증가했다. 관광 지출 증가세가 20%포인트 가량 높다. 관광수지는 88억8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이러한 현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1월 여행수지 적자는 14억671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만성적 여행수지 적자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셈이다.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1991년 적자로 전환한 뒤,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1999년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전 세계 여행수요가 회복되는 올해부터라도 적자 폭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관광연구원(CTA)에 따르면 올해 중국 해외여행객이 지난해의 1.5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최근 전 세계 관광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은 앞서 이와 관련 “1월은 통상적으로 겨울방학철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시기고, 연휴일 수 등 측면에서 입국자 수는 다소 줄었다”며 “2월에는 중국 춘절연휴 등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늘어 여행수지가 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출국자 수는 이미 그 전 수준으로 회복됐는데, 입국자 수는 충분히 늘어나지 않은 상태”라며 “여행수지 적자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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