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총선 끝나도 계속 눕자…최루탄·죽창 필요없어” 메디스태프 일파만파

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병동 입구에 병동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이어지면서 주요 병원들은 병동을 축소 운영하거나 남은 직원들로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으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와 관련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박살 내자"는 내용의 글이 의사 커뮤니티에 게시돼 정부가 법적 조치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의사 커뮤니케이션 앱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사례를 적발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답은 간단하다. 그냥 누우면 된다. 총선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 누워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비가역적인 막대한 손상을 입혀야 한다”며 “저희가 근본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최루탄을 던지거나, 죽창을 들지 않아도 된다. 그냥 눕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어렵냐”고 덧붙였다.

이어 “그냥 계속 드러누워서 빅5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줘야 하고, 많은 지방 사립 병원들을 파산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나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썼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또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기형적인 시스템, 언젠가 무너졌을 시스템이니 지금 박살 내서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 의학도로서 지녀야 할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메디스태프에는 지난달 19일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으로 집단행동에 앞서 병원 자료를 삭제하고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메디스태프 본사를 두 차례 압수수색하고 지난 7일 해당 게시글 작성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메디스태프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직원 1명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다. 이들은 수사 개시 뒤 자료 등을 숨기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복귀를 설득한 교수 실명과 사진이 담긴 글이 게시된 건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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