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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K2·아이더·네파 등 아웃도어·스포츠의류 제조사 유니코글로벌아이앤씨(INC)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매각대상 회사가 시장에서 평가받을 몸값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서 내다보는 적정 밸류에이션은 5배 내외로 예상되는 한편 매각 측에서는 10배 내외의 눈높이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돼 접점을 도출하는 것이 M&A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회계법인 등 자문사들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국내 의류회사 등에 유니코글로벌INC 경영권지분 매입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며 원매자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잠재 원매자를 대상으로 유니코글로벌INC 매각을 위한 태핑(수요조사)에 돌입한 단계로,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유니코글로벌INC는 PEF 운용사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이하 ‘이스트브릿지’)가 지난 2016년 인수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다. 당시 이스트브릿지는 유니코글로벌INC 지분 100%를 700억원에 매입했다.
매각이 본격화 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적정시장가격 산정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서 의류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상장사 대표주자로 꼽히는 곳은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이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아웃도어·스포츠 의류를 제작하는 반면 한세실업은 갭, 자라, 랄프로렌 등 캐주얼 브랜드 의류를 다룬다.
두 회사는 시장에서 약 2~4배 내외의 EV/EBITDA 몸값을 평가받고 있다.
다만 고객층이 두텁고 구매 빈도수가 높은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제조사가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자를 만나는 아웃도어 OEM 보다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세실업은 약 4.3배를, 영원무역은 약 2.6배를 각각 적정 배수로 평가한다.
증권업계 눈높이와 무관치 않게 M&A 투자업계 평가 또한 박한 편이다. 유관 매물에 투자·자문한 PEF 운용사 및 자문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일상적 유행) 국면에 접어든 이후 시장수요 회복 속도를 감안해 5배 내외가 적합할 것으로 내다본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영원무역, 한세실업과 유니코글로벌INC의 투자매력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통상 의류 OEM 매수자 측은 5배 내외를 인수희망 밸류에이션으로 제시하는 반면 매각 측 눈높이는 경영권프리미엄을 적용해 9~10배 상당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니코글로벌INC가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제조사가 아니다보니 인수 매력도가 제한적일 수는 있다”며 “차별화된 포인트를 제시해 매도-인수 측 눈높이 접점에 이를 수 있는지 여부가 매각 성사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PEF 운용사는 의류회사에 베팅을 하더라도 특화된 포트폴리오가 있는 곳에 투자금을 집행한 게 대부분이다.
지난 2019년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전문가용 등산 배낭 등을 비롯해 고급 산악용품을 생산하는 동인기연에 150억원을 투자한 뒤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구주매출 형태로 투자금회수(엑시트)를 마쳤다. JKL파트너스는 2016년 골프의류사 까스텔바작(300억원)과 청바지원단 제조사 TCE(600억원)에 각각 투자한 뒤 풋옵션·콜옵션 등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외에도 2018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청바지 브랜드 플랙을 보유한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를 300억원에 바이아웃(경영권인수)한 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한편 2019년 화승그룹 계열 PEF 운용사 에스비파트너스는 화승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모자 OEM 기업 유니팍스를 200억원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