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메타 급등, 테슬라·알파벳·애플 부진…’매그니피센트7′ 사실상 분화 중
지난해 미 증권시장을 견인했던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에 포함된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의한 업계 재편에 따라 주가가 제각각으로 움직이면서 사실상 분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매그니피센트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등 미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말하며, 이들은 지난해 고금리 상황에서도 ‘AI 대장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투자자들이 AI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엔비디아와 메타는 급등하고, MS와 아마존은 그나마 선전하는 데 비해 테슬라와 알파벳, 애플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흐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리더십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AI 기업으로 부각되지 못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S&P500 종목 가운데 최악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생성형 AI 기술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자사 기기에 탑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지면서 그날 애플과 알파벳의 주가가 반등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애플이 AI 기술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지 못하면 테크(기술)기업에 요구하는 초고속 성장이 부족한 코카콜라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라덴부르크 탈만 자산운용의 CEO 필 블랑카토는 “애플이 가치주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최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AI 관련된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지난달 미국 ‘건국의 아버지’를 유색인종으로 잘못 생성하는 등 역사적 맥락에서 다양한 인종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알파벳은 이 모델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일시 중단했다.
이처럼 AI가 기업환경을 지속해서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MS가 AI 업계 선도주자인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기업가치가 3조2천억 달러(약 4천260조 원)로 불어나 2조8천억 달러(약 3천728조 원)인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에 등극했으며, 엔비디아도 2조3천억 달러(약 3천62조 원)로 애플을 뒤쫓고 있다.
애플의 CEO 팀 쿡도 올해 AI 분야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약속했으며, 오는 6월에 열리는 연례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이와 관련된 대형 발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투자자 상당수는 이미 인내심을 잃고 AI 분야에서 명확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MS와 엔비디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애플과 알파벳 간 AI 협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올여름까지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은 오픈AI 등 다른 기업들과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사는 이러한 전망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양사가 MS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선임될 당시에만 해도 MS는 낡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로 여겨졌으며, 클라우드에서 AI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혁신을 모색하는 데 무려 15년이나 걸렸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