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 현장.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은 이번 주 각각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승인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번 주 후반 이사회를 열어 홍콩 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28일에 각각 이사회를 열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은행들 중 처음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했다.
은행권의 정부 배상안 수용과 배상 절차 돌입이 가까워지며, 각사가 추정하는 배상 규모도 점차 파악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약 1조원의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21년 1∼7월 판매액이 5조2000억원 정도로 파악됐고, 현재까지 손실률은 50% 수준이다. 여기에 평균 손실 배상률을 40%로 적용해 충당금 규모를 산출했다.
타 은행들도 주로 손실이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2024년 1∼7월 만기 도래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계산하면, 6개 은행의 올해 1분기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은행의 올해 1∼7월 H지수 ELS 만기 도래 규모가 모두 10조483억원에 이르고, 절반의 손실액(5조242억원) 가운데 평균 40%를 배상하는데 2조97억원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번주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면 다음 달부터 H지수 ELS 투자로 손실을 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율 배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