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행정으로 준비된 일꾼…영등포서 ‘배신 정치’ 심판”

“이번 총선에서 영등포는 심판이 응축된 곳입니다.”

서울 영등포갑에 출사표를 던진 채현일(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0일 저녁 헤럴드경제를 만나 영등포 선거 구도를 ‘심판’으로 규정했다. 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정권 심판을 이번 총선의 ‘대표 프레임’으로 내세우고 있고, 영등포갑에서는 ‘철새 정치인’을 저격하는 ‘배신 심판’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갑은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의원이다. 김 후보는 9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3번 연속 당선된 지역이다. 22대 총선의 ‘공천 경선’을 앞두고 김 후보는 ‘현역의원 평가’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후보가 영등포갑에서 당선되면 과거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의 비례대표를 포함해 5선에 성공한다. 국회 보좌관을 거쳐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채 후보가 김 후보의 ‘5선 관문’을 막으려 나선 것이다.

채 후보는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을 내걸고, 영등포갑에서는 정체성이 전혀 다른 당으로 옮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4선을 하고, 장관과 국회 부의장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하고 상대 당으로 옮겼다”며 “아무도 예측 못한 일이다. 구민과 당원 모두 당황했다. 심지어 배신감까지 느낀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등포갑은 양자 구도가 견고하다. 지역구 현역의원과 구청장 출신인 만큼 양자 모두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섣부르다.

채 후보는 자신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민생 행정’을 꼽는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으면서 몸에 밴 강점이다. 어떤 정치인보다도 영등포 구민들의 실생활 가까이에서 삶을 바꾸는 정책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채 후보는 “김 후보가 중앙정치를 했다면 나는 현장에서 몸을 부딪치며 행정을 했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구청장 시절 민생행정의 최일선에서 구민들과 스킨십을 했고, 불법 노점상을 체계적이고 평화적으로 정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와 청와대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중앙정치에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다”며 “(당선이 된다면)지역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위한 개헌과 현재와 맞지 않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치 개혁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갉아먹었던 공천 논란에 단호한 입장이다.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라는 비판을 일축하면서다. ‘시스템’을 통해 ‘혁신’을 실천한 공천이었다는 인식이다.

채 후보는 “사당화라는 비판은 상당히 주관적인 평가”라며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시스템에 따라 당원의 준엄한 평가와 의견이 공천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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