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대화’ 나섰지만…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면서 의대증원과 관련해 한달 넘게 끌어온 ‘의정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관련기사 5면

환자들은 의정간 대화의 장이 마련된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총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체 구성과 전공의 처벌에 대한 유예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이라 본다”며 “그러나 구체성이나 다뤄야할 내용이 정교하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입원이나 응급 중환자 진료에 최선하고 그것이 환자에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교수협의회가 없는 1곳을 제외한 39곳의 교수가 소속된 단체다. 전의교협 측은 예정대로 이날부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진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고려대 의대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사직서 제출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기에, 일부 현장을 지키는 교수들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측은 일단 의료계가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어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대협)가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의대정원 증원 2000명’을 조정할 수 있느냐다. 전의교협은 전날 한 위원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서는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입학 정원을 일부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전의교협 측은 이를 부정한 셈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경남 진주 소재 경상국립대를 방문해 총장·의과대학 학장 등과 만나 교육 지원을 약속하고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촉구할 예정이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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