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속 등장인물. 왼쪽부터 학교 폭력 주동자 백하린(장다아), 이에 맞서는 전학생 성수지(김지연), 도움을 주는 반장 서도아(신슬기). [티빙]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이 학교 가정통신문에 등장했다. 학생들 투표로 왕따를 뽑아 학교폭력을 가한다는 드라마 속 설정처럼 교내에서 학교 폭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피라미드 게임’ 최종화가 공개된 지난 21일부터 전북 전주시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이 배포됐다.
학교 측은 “최근 티빙에서 공개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놀이를 가장한 집단따돌림 현상이 학교에 확산되고 있다”며 “놀이로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이 특정 대상에게 실체적인 괴롭힘을 주는 심각한 학교폭력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북 전주시 한 중학교가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이라는 제목으로 발송한 안내장. [전북교육포털] |
가정통신문은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 내에서 계급·폭력 문제를 다루며 학생들 사이의 서열을 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위 등급 학생들이 하위 등급 학생들을 괴롭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상호 간에 투표해 A~F 등급으로 서열을 매기고 하위 등급 학생들은 반 청소, 급식, ‘감정받이’ 등 공식적인 괴롭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 자유롭게 이뤄지는 놀이문화가 범죄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총 10부작으로 제작돼 지난달 29일 18세 관람불가 등급으로 처음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백연여고 2학년 5반을 배경으로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아 가해자·피해자·방관자를 나누는 ‘나만 아니면 된다’ 식의 학생 사회를 그렸다. 서열 전쟁을 끝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과 권선징악으로 나아가는 스토리가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BBC는 ‘피라미드 게임’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과 비교하며 “게임에 기반해 폭력 등 현실 문제를 더 쉽게 소화할 수 있게 한다”고 했고, 영국 평론지 NME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결과와 이를 완전 근절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신랄하게 반영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