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동체 구멍’ 보잉, 결국 CEO 사임…주가 올랐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최근 B737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위기에 처한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의 수뇌부가 줄줄이 사임한다.

25일(현지시간) 보잉은 데이브 캘훈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올 연말 사임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2019년 12월 임명된 지 약 5년 만이다.

또 보잉 이사회 래리 켈너 의장은 5월 연례 회의에서 재선하지 않고 떠난다. 빈 자리는 스티브 몰렌코프가 자리를 이어받는다. 보잉 상용기 부문 CEO인 스탠 딜도 자리를 스테파니 포프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물려주고 은퇴할 예정이다.

캘훈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알래스카 항공 1282편 사고는 보잉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겸손하고 투명하게 대응해야 하며, 안전과 품질에 회사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의 시선은 우리에게 쏠려 있으며, 지난 몇 년간 보잉을 재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축적한 모든 배움을 바탕으로 이 순간을 더 나은 회사로 헤쳐 나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칼훈 CEO 등 수뇌부 교체 사실이 전해지자 이날 미국 증시에서 보잉의 주가는 1.36% 오른 191.41달러를 기록했다.

보잉 수뇌부가 대거 교체되는 것은 최근 B737 기종의 제조 결함으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면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월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1282편 B737 맥스9 여객기는 약 50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착륙을 했다.

사고에 대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예비조사 결과, 비행기 조립시 문을 고정하는 볼트 4개가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6일에는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B737-800 여객기의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여객기가 포틀랜드 공항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또 지난 8일에는 텍사스주 휴스턴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의 B737 맥스8 기종이 착륙해 활주로를 주행하던 중 포장된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캘훈 CEO의 후임으로는 제너럴 일렉트로닉(GE)의 래리 컬프 CEO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기틀리 캐리어글로벌 CEO, 그렉 스미스 아메리칸항공 회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캘훈 CEO의 사임 발표로 보잉은 전현직 CEO가 B737 기종 결함으로 퇴진하는 불명예를 이어가게 됐다. 데니스 뮐렌버그 전 CEO는 2018년과 10월과 2019년 3월 발생한 B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 책임을 지고 2019년 말 사임한 바 있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소속 보잉 737맥스가 추락해 탑승객 189명이 모두 숨졌고, 5달 뒤인 2019년 3월에는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가 소프트웨어 결함 등으로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두 건의 추락사고 이후 미 연방항공청(FAA)을 포함해 전 세계 항공 당국이 B737맥스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가 2020년 11월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을 시작으로 운항 재개를 허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개편을 통해 보잉은 이어지는 제조 결함을 해결하고 현금 창출에 연연했던 근시안적 접근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보잉의 새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는 화가 난 항공사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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