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만 둘 ‘부산 남구’ 민심 요동…“열심히 하이소, 박수영” “이번엔 박재호”[총선현장]

박재호 부산 남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2일 오전 대연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등원하는 유치원생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헤럴드경제(부산)=박상현·양근혁 기자] “선거구 합쳐져서 힘들겠네. 열심히 하이소, 박수영 파이팅.”(대연동에서 만난 70대 여성)

“정권심판론이란 말에 동의해요. 이번 선거에선 박재호를 찍으려고요.”(대연동 거주 30대 가정주부 김모 씨)

4·10 총선 격전지인 부산 남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민심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특히 부산 남구는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갑·을 지역이 합쳐지며 현역 의원 간 맞대결이 성사된 곳이기도 하다. 3선에 도전하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재선에 나선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도 현재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7시. 박재호 후보는 자신의 현 지역구(부산 남구을)에 속한 용호동 일대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앞 6차선 도로 중앙에 위치한 교통섬에 자리를 잡은 박 후보는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향해 “안녕하십니까! 박재호입니다!”라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들은 경적을 울려 화답하거나 창문을 내리고 “의원님 힘내세요”, “꼭 승리하세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1시간 반가량 인사를 이어가던 박 후보는 차를 타고 박수영 후보의 현 지역구인 대연동 소재의 한 아파트로 자리를 옮겼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 차량을 기다리는 2030 학부모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유아들의 등원을 위한 아파트 단지 내 승강장에 노란 버스들이 줄지어 도착하자 박 의원은 학부모들과 함께 아이들을 배웅했다. 박 의원이 버스를 향해 “재밌게 놀고 와”라고 인사를 건네자 창가에 앉은 아이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등원 배웅을 마친 30대 직장인 남성 이모 씨는 박 후보와의 만남이 익숙하다고 했다. 30대 여성 가정주부 김모 씨는 “박 의원이 지역에서 정말 열심히 하신다고 알고 있다”며 “인구가 줄고 지역은 소멸하는 시대에 지역을 열심히 챙기는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수영 부산 남구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22일 오후 부산 경성대 대학로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부산 남구(남구 갑)의 또 다른 현역 의원인 박수영 후보도 지역구 내 유권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지난 22일 오후, 박수영 후보는 부산 경성대 대학로 거리에서 치안 활동을 하며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거리에서 박 후보를 알아본 한 택시 기사는 경적을 울려 인사를 대신했고, 식당 안의 한 부부는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손을 흔들기도 했다.

용호동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은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박수영 의원에게 표를 줄 수 있게 됐다”며 박 후보에게 다가와 ‘셀카’를 요청했다. 박 후보의 외투에 쓰인 이름을 본 한 20대 여성은 “내 이름도 수영인데”라며 웃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모(65) 씨는 “박수영은 옛날부터 잘 해왔다”며 “늘 2번을 지지했고 이번에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장을 운영하는 김모(75) 씨도 “박수영을 응원한다”며 “이번엔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겨서 나라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이 첫 투표권 행사라는 김모(21) 씨는 박수영 후보에게 명함을 건네받고 “아직 마음을 정하진 못했다”면서도 “나중에 투표하러 갈 때 오늘 받은 명함이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이 다른 현역 의원들이 한 지역에서 맞붙는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부동층 사이에선 “정쟁 말고 정책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연동에 거주하는 어대식(55) 씨는 스스로를 부동층이라고 밝히면서 “기존 두 분 다 당선돼서 해왔던 분들이니 인물에 대해선 다 안다”며 “하지만 둘 다 정책 위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정책보다 서로 비난하고 자기 위주로 유리한 발언만 하는 것에 대해 피로도가 크다”며 “윤석열·이재명은 밖에 두고 남구를 위해 무엇을 할 건지를 어필하면 마음을 못 정한 나 같은 사람들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8) 씨도 “박재호도 박수영도 잘 안다”며 “저번 총선에서 박수영을 찍었지만 박재호도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든 국회든 싸움만 벌일 뿐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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