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엄마가 5000만원이 출금됐다면서 보이스피싱 당했다고 난리가 났어. 그런데 새마을금고 직원 '잘못 출금했다'고 전화 와서 만나 달래. 이게 말이 돼?"

지난 25일 '새마을금고 직원이 엄마 통장에서 출금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A씨 어머니는 헬스장에서 운동 중 새마을금고에서 900만원씩 몇 차례 출금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던 어머니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딸인 A씨에게 알렸고, A씨가 경찰에 신고해 계좌는 지급 정지 처리됐다.

하지만 그 사고는 보이스피싱이 아니었다. A씨는 "새마을금고 직원이라는 사람이 (엄마에게) 전화 와서 잘못 출금했다'면서 '사죄드리고 싶어 집 앞에 찾아왔으니 만나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게 말이 되나. 직원이 무슨 권한으로 고객 계좌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아서 출금을 하느냐"면서 "시스템상으로 고객 비밀번호 몰라도 계좌에서 출금이 가능하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고 분노했다.

이어 "엄마 휴대전화에 새마을금고 비밀번호가 변경했다는 안내 카톡(메시지)이 와 있었다"며 "우리 엄마는 그런 거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신고한 경찰분들이 보이스피싱 아니라도 해당 직원의 신원을 확인해야겠다고 했다"며 "우리집 오늘 다 뒤집어질 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A씨의 사연은 사실이었다. 올해 1월 입사한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신입 직원은 당일 고객의 예금 통장에서 5000만원을 횡령했다. 이 직원은 횡령을 위해 고객의 예금 통장 비밀번호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비밀번호를 바꾸기 위한 신청 서류도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회는 고객의 통장에서 빠져나간 5000만원을 즉각 보전 조치하고, 직원의 직위 해제했다. 이 직원은 "어머니 통장에서 출금하려다 고객의 통장에서 잘못 출금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직원이 고객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관련 서류를 조작한 황당한 사건"이라며 "서류를 어떻게 조작했는지 등은 검사를 통해 밝혀낼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