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순익 36% 챙길 때 SK하이닉스는 겨우 5%…이것이 미국과 한국 차이?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시가 총액 1위 기업(엔비디아)과 국내 1위 기업(SK하이닉스) 의 평균 순이익률 차이가 7배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법인세 조정 및 R&D 인센티브 등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27일 산업별 국내 1위 기업과 글로벌 1위 기업의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1위 순이익률은 36.2%인 반면, 국내 1위 순이익률은 5%로 나타났다. 즉, SK하이닉스의 순이익률이 엔비디아의 7분의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2023년 말 기준 반도체 시가총액 1위에 해당하는 글로벌 1위는 엔비디아, 국내 1위는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는 IT 섹터의 ‘기술 하드웨어, 저장 및 주변기기(Technology Hardware, Storage and Peripherals)’ 산업 회사로 분류됐다.

전체 시가총액 글로벌 1위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15.4%)과 국내 1위 기업의 순이익률(6.3%) 격차는 2.5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글로벌 1위의 2012년 평균 순이익률(10.5%)은 지난 10년간 4.9%포인트 증가한 반면, 2012년 국내 1위 평균 순이익률(5.8%)은 10년간 0.5%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순이익률 격차는 2012년 1.8배 수준에서 2022년 2.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경협은 순이익률이 EBIT(이자 및 세전이익)에서 이자비용·법인세비용을 차감한 지표임을 감안할 때, 지난 10년간 국내 1위는 글로벌 1위에 비해 이자 및 조세 부담이 증가해온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산업에서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산업별 글로벌 1위와 국내 1위의 순이익률 격차는 ▷반도체 7.3배 ▷가전제품 6.2배 ▷석유제품 4.3배 ▷자동차 3배 ▷석유화학 2.3배 ▷전자제품 1.4배 등이다.

산업재·소재·에너지 섹터는 국내 1위가 글로벌 1위보다 매출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수익성이 다른 섹터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산업재 섹터의 경우 평균 순이익률(3.4배)에서 격차가 심화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국내 1위의 법인세·이자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소재 섹터는 평균 총이익률(2.3배)의 격차가 커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과 관련이 있는 매출원가 부담이 국내 1위에서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봤다. 에너지 섹터의 경우, 평균 총이익률(3.6배)·영업이익률(3.7배)·순이익률(3.7배) 전부 큰 격차를 보여 국내 1위에서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1위 기업이 글로벌 1위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절반도 안 되는 등 경쟁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법인세 조정, 투자 및 R&D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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