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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국 오피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경우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제 신용 평가사 피치는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지금까지 오피스 부동산의 가치가 35%나 하락했다”라며 “이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의 47%보다 낮지만 하락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이후 미국의 부동산 가치는 정점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현재 오피스 부동산의 가치는 여전히 코로나 19팬데믹 이후 4년래 최저 수준이며 회복도 이전보다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에 따른 재융자 비용 급등과 재택근무에 따른 수요 감소가 가회 회복을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피스 부동산의 가치 하락은 오피스 부동산 대출과 연관이 깊은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CMBS)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피치는 CMBS의 연체률이 2월의 3.6%에서 3월에는 2배 이상인 8.1%까지 치솟은 것을 언급하면서 내년에는 연체율이 10%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업용 부동산 브로커들은 “현재 다수의 부동산 소유주들이 재융자를 포함한 대출 연장을 위해 금융기관과 협상하고 있다”라며 “문제는 재융자를 하거나 기타 조건을 변경해도 결국 부동산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다면 부채 규모는 계속 커지게 된다.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악성 대출을 손실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투자자들에게는 암울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오피스 시장은 물론 기타 상업용 부동산 부문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높은 가격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정크 위험도가 높은 상업용 부채 투자 상품인 대출채권 담보부증권(CLO) 의 경우 지난 1년 사이 부실 비율이 무려 440%나 급증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