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LG 제공] |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LG가 향후 5년(2024~2028년) 동안 국내에만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만 50조원 이상을 투자, 국내를 첨단 연구 핵심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구광모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성장 동력 투자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LG는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약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LG의 글로벌 총 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LG는 AI, 바이오, 클린테크와 같은 미래 기술과 배터리, 자동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성장 분야에 국내 투자액의 50%를 투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R&D에 투입해 국내를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트윈타워 전경[LG 제공] |
구광모 LG 회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2023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도 LG는 질적 성장 기조 하에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기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미래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기술, 인재, 글로벌 공급망 등 미래준비의 기틀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은 경기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AI의 보편화·일상화, 탈탄소 전환 등 산업의 변곡점들이 뚜렷해 지면서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LG는 저성장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넘어,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를 위한 해법은 대체 불가능한 LG만의 가치를 제공하는데 달려 있다는 믿음으로, 올 한해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주력 사업은 전후방 산업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우겠다”고 역설했다.
실제 LG는 구광모 회장의 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했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 해당 분야에 2027년까지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성과는 점차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LG 그룹의 AI 연구 허브 역할을 하는 LG AI연구원은 최근 세계적인 유전체(게놈)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과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이 챙기고 있는 AI와 바이오 분야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ABC 사업 관련 현황 점검에 나섰다. 당시 그는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LG는 이날 주총에서 구광모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주)LG의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2021년 3월 임기 만료(3년) 후 재선임됐다.
이날 주총에는 의장인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을 포함해 하범종 경영지원부문장, 홍범식 경영전략부문장 사장, 박준성 ESG팀장 부사장, 이남준 재경팀장 전무, 장건 법무/준법지원팀장 전무, 이은정 인사팀장 전무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구광모 사내이사 선임 ▷이수영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상정된 5건의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LG는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했고 정관 변경 승인으로 배당 기준일(사업년도말) 이후 배당액이 확정되던 것과 달리 앞으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설정하게 됐다.
한편 이날 LG의 국내 100조원 투자 발표는 2022년 발표했던 5년간(2026년까지) 국내 106조원 투자 계획의 후속 업데이트 버전이다. 당시 LG는 106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연구개발(R&D)과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이 중 48조 원을 R&D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5년간 5만명을 신규 채용해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