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 자치정부 재구성…전후 재건·부패 청산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의 전쟁 후 재건과 부패 청산을 이끌 자치정부를 새로 구성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무함마드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22명의 새로운 각료 명단을 공개했다.

무스타파 총리는 기술관료로 구성된 초당적 정부를 구성했다면서 앞으로 가자지구의 전후 복구와 부정부패 청산, 통합된 팔레스타인 구축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외무장관을 겸임하기로 했으며 내무장관에는 자치정부의 대내 정보기관장을 역임한 지아드 하브 알-리를 임명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를 PA가 주도하는 정치권력이 통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일부 국가들은 무능과 부정부패 논란이 많은 PA의 쇄신을 촉구해 왔다.

이번 개각을 두고 무스타파 총리는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하마스가 약화하면서 가자지구에 발생한 권력 공백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20년 장기 집권을 하고 있으나 미국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는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무스타파 총리는 팔레스타인 경제 개선을 위해 세워진 팔레스타인투자기금(PIF) 회장이자 아바스 수반의 수석 경제고문으로 활동한 아바스 수반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무스타파의 총리 임명은 자치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보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개혁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바스 수반은 집권당 파타가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2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007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가자지구 통제권을 빼앗긴 후 현재는 요르단강 서안 일부만 통치하고 있다.

새 내각에 대해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가자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 포함됐다면서 이는 PA가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표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양대 자치구를 이루는 요르단강 서안의 주민들은 새 내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예루살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살렘 함마는 새 정부가 가자지구 재건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싱크탱크인 알-샤바카의 타레크 바코니는 허울뿐인 조정이라면서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내각이라고 혹평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칼레드 엘진디 선임연구원은 새 내각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많이 포함된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내각 구성을 위해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는 점과 PA와 이스라엘의 지속적 안보 협력 때문에 새 내각은 정통성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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