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21일 오전 3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박 전 단장의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다투는 재판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29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이 전날 제출한 이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이종섭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지난해 7월 30일 당시 이종섭 장관이 박 전 단장에게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결과를 보고받을 때 상황과 이튿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한 이유 등을 신문할 필요가 있다고 나와있다.
박 전 단장 측은 또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 넘긴 사건을 군검찰이 회수한 일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이첩한 일, 박 전 단장이 형사입건된 일 등에 이 전 장관이 관여했는지 그가 직접 법정에 나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8월 2일 이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넘겼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이종섭 장관이 당초 수사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이튿날 이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입장을 바꾼 배경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5일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는데, 이달 초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수사 회피 의혹까지 나왔다.
이 전 장관은 결국 대사로 임명된 지 불과 25일 만인 이날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