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이정후(25)가 빠르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홈런을 친 것에 놀라지 않았다.
멜빈 감독은 30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이정후의 홈런포 등으로 9-6 승리를 거둔 뒤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05마일(약 170㎞) 넘는 빠른 타구를 자주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정후가 공을 띄울 수만 있다면 언제든 홈런을 만들 타자라는 걸 스프링캠프에서 확인했다는 의미다.
이날 이정후는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8회초,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78마일(약 125㎞)짜리 높은 스위퍼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타구는 시속 104마일(약 168㎞)로 407피트(약 124m)를 날아가 우중간 담을 훌쩍 넘어갔다.
경기 뒤 멜빈 감독은 “많은 이가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에 주목했는데 일찌감치 홈런을 쳤다”는 취재진의 말에 “아마도 이정후를 처음 보면 콘택트 능력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매우 빠른 타구를 자주 만들었다”며 어느 정도의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멜빈 감독은 “오늘 이정후가 까다로운 왼손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며 “현재까지 이정후는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28일 빅리그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30일에는 첫 멀티 히트(5타수 2안타 1타점)를 달성했고, 이날은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려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올해 빅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순항 중이다.
MLB 수석 분석가 제이크 민츠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자, 이정후를 ‘올해 MLB의 가장 매력적인 수수께끼 상자 중 하나’(one of MLB’s most fascinating mystery boxes)라고 소개했다.
민츠는 “이정후는 골드 글러브 후보로 꼽힐만한 수비력과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이정후가 MLB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한다”고 이정후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에게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장타력 부족’이었다.하지만, 멜빈 감독은 꾸준히 “이정후는 우리 팀 타선에 도움이 될 선수”라며 “적절한 시점에 장타도 칠 것”이라고 이정후를 두둔했다.
이정후는 MLB 정규시즌 3경기 만에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멜빈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