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에 살아났다”…2분기 제조업 전망 3년 만에 최고치

반도체 생산 현장.[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올해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3년 만에 기준치(10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글로벌 IT 경기 반등으로 반도체 수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전국 223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2분기 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전망치(83)보다 16포인트 상승한 99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3년 만에 기준치에 가장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BSI는 100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다.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실적 개선 영향으로 수출기업(102)과 내수기업(98)간 체감 경기 전망이 엇갈렸다. 반도체(114)는 글로벌 IT 경기 회복에 따라 생산 및 수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준치를 상회했다. K-뷰티 인기 영향으로 화장품 수요 및 미용 의료기기 수출이 확대되면서 화장품(124)과 의료정밀(119)업종 모두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배터리 핵심소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117)도 2분기 호조 전망이 많았다.

최근 3년간 대한상의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추이. [대한상의 제공]

반면 철강(92), 정유·석유화학(97)은 중국 내수 부진 및 공급 확대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전망 회복이 제한됐다. 기준치 이하로 하락한 조선업(95)은 홍해 리스크 장기화와 인력난, 중소 조선사 실적저하 등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기업 체감경기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호남권(109)과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충청권(104)만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동남권(96), 대경권(98)의 경우 자동차 업황이 비교적 양호함에도 철강 및 중소 조선사 부진에 따라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소비 위축’(55.2%)과 ‘원자재가·유가 불안정’(50.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서 ▷대외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둔화(35.1%) ▷자금조달 여건 악화(16.9%) ▷환율 상승 등 리스크(13.2%) 등의 응답이 뒤따랐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반등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내수 불안요인이 기업들의 기대감을 제약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출 활력을 내수로 연결해 우리 경제가 성장국면에 접어들 수 있도록 총선 이후 구성될 22대 국회와 정부는 민간소비 촉진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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