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MLB 3경기 만에 첫 홈런…한국 선수로는 15번째

8회 우중간 가르는 MLB 마수걸이 홈런…3경기 연속 타점도 기록

김하성은 수비서 이정후 안타성 타구 잡아냈지만 타석에선 침묵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방문 경기, 8회초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홈런은 친 뒤 낙구 지점을 확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0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방문 경기, 8회초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홈런은 친 뒤 낙구 지점을 확인하고 있다.(샌디에이고 AP=연합)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두 번째 타석까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벽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타구를 외야로 보내며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더니 네 번째 타석에서는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작렬했다.

이정후는 30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 스위퍼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시속 168㎞로 124m를 날아가 우중간 외야 관중석에 안착했다.

이정후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를 돌았지만, 관중석에 앉아 아들이 MLB 첫 홈런을 치는 장면을 지켜 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는 크게 웃었다.

29일 빅리그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30일에는 첫 멀티 히트(5타수 2안타 1타점)를 달성했고, 이날은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올해 빅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순항 중이다.

이정후가 마수걸이 아치를 그리면서 MLB에서 홈런을 친 한국인은 15명으로 늘었다.

추신수, 강정호, 최희섭, 최지만, 김하성,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박효준, 박찬호, 류현진, 백차승, 황재균, 배지환이 이정후에 앞서서 손맛을 봤다.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이정후의 안타성 타구를 두 차례 걷어내는 등 ’2023년 골드 글러브 수상자’다운 호수비를 펼쳤지만, 타석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돌아섰다.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와 개막 2연전을 벌이고, 샌디에이고로 돌아와 본토 홈 개막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김하성은 5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의 시속 156㎞ 빠른 공을 공략해 시속 159㎞의 빠른 타구를 만들었다.하지만, 일반적인 유격수 자리가 아닌 2루 근처로 이동한 시프트(변형 수비)를 펼친 김하성이 2루를 지나서 공을 잡고 정확하게 송구해 이정후를 잡아냈다.

3회초에도 이정후는 시즈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쳤다. 그러나 시속 168㎞의 빠른 타구는 2루 근처를 지킨 김하성에게 걸렸다.이정후는 타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에서 이정후는 시즈의 시속 141㎞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타구는 94m를 날아가 펜스 앞에서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잡혔다.8회에는 아예 야수가 잡을 수 없는 외야 관중석으로 타구를 보내 빅리그 첫 홈런의 기쁨을 만끽했다.이정후는 8회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서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 3경기 연속 타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0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방문 경기, 5회초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올리고 있다.(샌디에이고 AP=연합)

 

김하성은 2회 조던 힉스의 스플리터를 지켜보다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4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돌아섰다.김하성은 6회에도 1루수 뜬공에 그쳤고, 8회말 2사 1루에서는 파울 홈런을 한 번 때린 뒤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를 9-6으로 꺾고, 1패 뒤 2연승을 거뒀다.

2회 1사 2, 3루에서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터진 톰 머피의 좌익수 쪽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이어 이정후가 5회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1점을 선물했다.

8회에는 이정후의 솔로포, 마이클 콘포토의 만루포가 터져 승기를 굳혔다.샌디에이고는 9회말 홈런포 두 방으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른 조던 힉스는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 호투로 선발승을 따냈다.샌디에이고 이적 신고식을 치른 시즈는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3실점(2자책) 6탈삼진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폭스스포츠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이날 경기에서 주인공은 단연 이정후였다.이정후의 홈런이 나온 뒤 중계 카메라는 이정후와 아버지 이종범 전 코치의 모습을 여러 차례 잡았다. 중계 캐스터는 이종범이 관중석에서 기뻐하는 장면이 나오자 “바람의 아들, 그는 1994년 KBO리그의 MVP다. 바람의 손자가 빅리그 첫 홈런을 치는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고 멘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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