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만에 홈런…”한국서 프로 데뷔 7경기 만의 홈런 더 와 닿아”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30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데 대해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2024 MLB 정규시즌 방문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샌디에이고의 왼손 사이드암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 스위퍼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겼다.
이정후는 “감은 나쁘지 않았고 직선 타구도 계속 나와서 공이 조금만 뜨면 홈런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톰 코스그로브에 대해 “생소한 유형의 투수였다”라면서 “그래도 한국에서도 볼 스피드만 차이 날 뿐 비슷한 유형의 투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김)대유(KIA 타이거즈) 형한테 내가 잘 쳤던 것 같다. 홈런을 2개인가 쳤다”며 “그 느낌으로 타석에 임했다”고 기억을 상기했다.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 때는 “엄청 기뻤다는 것보다는 ‘홈런 쳤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 이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프로 데뷔 때에는 7경기 만에 홈런을 기록했지만, MLB에서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친 첫 홈런이 더 와닿는다”며 “오늘은 MLB 첫 홈런이지만, 그때는 프로 첫 홈런이었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랄까 그랬다”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MLB에서 첫 홈런에 대한 상상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홈구장에서 홈런을 치면 스플래시(공이 바다에 빠지는 것)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봤다”며 웃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는 우측 담장 너머에 바다가 있어 홈런 공이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정후는 28일부터 이날까지 3경기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안타다.
그는 “아직 뭔가 보여줬다는 생각은 안 하고, 빨리 적응하려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려다 보니깐 나왔다”며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샌디에이고=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