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월31일 부산 강서구의 선영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
[헤럴드경제(부산·창원·김해)=최은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열흘 앞둔 31일 오전 10시20분, 경남 거제에서 출발한 차량이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산길로 들어섰다. 멈춰선 차에서 내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소수의 참모진과 함께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갔다.
조 대표는 기자에게 잠시 홀로 보낼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선영을 참배했다. 소주 한 병을 진설()하고, 절을 올린 후 묵념했다. 술을 종이컵에 따라 묘비들에 잔을 올렸다. 선영 입구에는 ‘창녕조씨 태복경공파 웅동문중 추모원’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헤럴드경제는 조 대표의 비공개 일정에 동행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배를 마친 후 만난 조 대표는 “명절 때마다 선영에 오는데 지난 설에도 오지 못했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했고 2월13일 부산에서 창당 선언을 했는데 그때도 오지 못했는데, 마침 거제에서 창원을 가는 길이라서 아버님께 ‘창당했다’, ‘내 정치한다’ 말씀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3월3일 중앙당 창당대회로 닻을 올린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현재 조국혁신당은 ‘바람’을 넘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 대표는 “가끔 명절 외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일이 있으면 나름대로 아버지께 보고해야 하니까”라고 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13일 부산 민주시민공원에서 창당 선언을 했다.
‘선친은 어떤 아버지였나’라는 질문에 조 대표는 “경남 출신의 고려대를 나오고 해병대를 나온 분”이라며 “술담배를 매우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 운동을 매우 잘하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포나 향은 준비하지 못하고 급하게 소주 한 병을 샀다고 한다. 조 대표는 “종류를 가리지 않으시는데 부산·경남 지역 소주가 대선소주니까, (선친께서) 과거에 대선소주를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월31일 부산 강서구 선산에서 선영에 참배했다. [조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조 대표는 2월13일 창당선언, 3월21일 부산 서면, 3월28일 공식선거운동 출정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네 번째로 부산을 찾았다. 그만큼 부산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부산에 자주 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광주, 호남도 많이 갔다”고 답했다. ‘부산 시민들에게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고 재차 물으니 조 대표는 “부산 지역에 대해 국민의힘의 정치적 영토다, 보수화돼있다는 얘기가 많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부산이 민주화운동의 출발 거점 지역이었고, 그 뒤로 여러 가지 이유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노무현 대통령부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나”라며 “노 대통령은 부산 지역에서 성공을 못하셨지만 그 뒤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 노력하셨던 여러 분들이 계셨고, 지금은 부산 지역에 민주당, 범야권, 범민주진보진영 국회의원들이 계시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 의석도 늘어날 것이고, 특히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보여왔던 무도함, 무능함, 무책임함 등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원씨앤아이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 조사에 따르면 PK(부산·경남)지역은 국민의미래 40.1%, 조국혁신당 29.1%, 더불어민주연합 17.6%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게 되면 보수적이라고 얘기된다는 부산에서도 조국혁신당의 지지가 상당수에 와 있다”며 “그게 바로 반증”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산 시민들이 윤석열 정권에 대해 실망을 느끼고,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본인들이 모욕감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며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이 정권 때문에 나라도 엉망이 되고, 나도 ‘이럴 수가 있냐, 이런 나라가 다 있느냐’ 이런 마음을 먹게 됐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곧 다가올 총선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월31일 경남 거제 김영삼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을 쓰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
조 대표는 전날 밤 경남 거제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날 첫 일정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다녀왔다. 조 대표는 창당선언 후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을 때도 김영삼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조 대표는 “김 대통령이 거제에서 태어나서 부산에서 자라 경남중고를 다녔고, 출마했던 지역이 대신동인데 제가 대신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며 “제 청소년 시기에 김영삼 대통령은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의 투사였고, 그 정신은 제가 영원히 본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김영삼 대통령이 3당 합당 이후의 행보에 있어서 논란이 있지만, 김 대통령이 군부독재 정권과 가장 가열차게 싸웠던 분이고,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는 하나회를 척결했다”며 “제가 검찰독재 정권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정치 검사 카르텔을 얘기하고 있는 만큼 저는 현재 집권 세력이 일종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생각해 김영삼 대통령의 결단을 배워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방명록에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셨던 용기와, 하나회를 척결하셨던 결기 가슴에 새기며 검찰독재 정권과 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하나회는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비밀리에 결성된 군 내의 불법 사조직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별·연령대별·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를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p)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