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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수원점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롯데쇼핑이 최근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비효율 점포 재조정 검토를 공식화했다. 실적 부진 매장에 대한 매장 효율화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사업 전략에 대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롯데백화점은 그간 매장 수로 순매출 규모는 1위를 지켜왔지만 일부 매장은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 실적 개선에 이어 백화점 전략까지 재검토하고 있다.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목표 실현을 위한 조치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의 국내 백화점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2개로 신세계(13개), 현대(16개)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이들 3사의 국내 백화점 부문 순매출을 보면 롯데가 3조2228억원으로 신세계(2조5570억원), 현대(2조4026억원)보다 약 8000억원 높았다. 그러나 점포당 매출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롯데의 경우 국내 백화점 순매출에 아웃렛(22개)과 쇼핑몰(6개)도 포함돼 있어 매장 숫자로만 계산해보면 점당 매출이 537억원이다. 신세계는 4배 가까운 수준(2000억원)이다. 아웃렛을 포함한 현대 역시 점당 매출이 1000억원으로 롯데보다 높다. 연간 영업이익은 롯데가 4984억원, 신세계 4399억원, 현대 3562억원으로 매장 수 대비 차이가 큰 편은 아니다.
지난해 점포별 매출 수준을 봐도 롯데는 잠실점과 본점 등 주력 대형점 매출만 늘었다. 지방의 소규모 점포들은 대부분 성장하지 못했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주력점에서 성과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이 부진했던 점포가 분명히 존재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롯데마트와 하이마트가 뼈를 깎는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에 주목해 백화점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한 과감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일앤리스 방식을 통한 자산 유동화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4개 매장을 폐점하고 두 개 매장을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 방식’을 택했다.
올해는 권선점과 웅상점의 비영업 자산인 옥외주차장 두 곳에 대한 추가 매각을 진행 중이다. 또 슈퍼와 소싱 업무를 통합한 데 이어 SCM본부도 신설해 물류와 시스템 통합으로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마트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873억원으로 360%가량 개선되며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이마트도 2022년 40개점, 지난해 56개점을 폐점하고 69개점에 대한 리뉴얼을 진행해 2022년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82억원의 이익을 내 흑자로 돌아섰다.
백화점 내 리포지셔닝 대상 점포로는 수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거나 이미 세일앤리스백을 진행해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포들이 언급된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분당점(이지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2014년 일산점·상인점(KB자산운용), 포항점·동래점(캡스톤자산운용) 등을 매각한 후 재임차한 상황이다.
2019년 이후에는 롯데리츠를 통해 창원점, 구리점, 강남점, 광주점 등 10여 개 점포에 대한 세일앤리스백을 거쳤다. 이 가운데 캡스톤자산운용이 보유한 포항점·동래점과 KB자산운용이 보유한 일산점·상인점에 대한 매각 작업이 진행형이다.
롯데가 우선 매수 협상권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매입가에 따라 행사 여부는 변할 수 있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매각이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는 특히 기존점 리뉴얼과 해외 신규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브랜드 가치 올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수원점은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인 리뉴얼에 돌입해 복합쇼핑몰로 변신 중이다. 지난해에는 86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하노이에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인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었고 올해는 서울 마포구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복합쇼핑몰 개발도 시작한다. 상암 복합쇼핑몰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노먼 포스터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자로 물망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