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CJ올리브영 투자금 회수를 눈앞에 둔 가운데 글랜우드PE 펀드에 출자금을 댄 연기금·공제회 또한 큰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CJ올리브영 기업가치가 3년여 만에 두 배 뛰면서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해진 결과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글랜우드PE가 보유하던 CJ올리브영 지분 22.6%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달 28일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78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으며, 잔금납입을 통한 거래 종결은 이달 말께로 예상된다.
이번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책정된 CJ올리브영 기업가치(EV)는 3조5000억원 상당으로 파악된다. 2021년 글랜우드PE가 CJ올리브영 상장전지분투자(pre-IPO)에 나섰을 당시 책정됐던 기업가치가 1조8000억원 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여 만에 몸값이 약 두 배 뛴 셈이다.
이에 따라 앞서 글랜우드PE가 조성한 펀드에 투자금을 납입한 출자자(LP)들은 이번 거래 소식에 반색할 것으로 보인다.
글랜우드PE는 2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2021년 CJ올리브영 소수지분을 매입했는데 국민연금 및 교직원공제회 등이 해당 펀드에 LP로 나선 바 있다.
이번 거래가 종결되면 CJ올리브영 투자수익률(IRR)은 30% 웃돌 것으로 전망돼 LP들도 큰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증시 입성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시도했다면 상장에 따른 할인율(디스카운트) 30% 내외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PE 보유지분을 자사주 매입 형태로 되사오게 되며 할인율 이슈에서는 자유로워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또한 그간 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러 카드 중 하나로 검토돼왔으나, 시장 상황을 반영한 현실적인 방안이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자본시장의 관심은 향후 CJ그룹의 CJ올리브영 활용법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CJ올리브영 주주명부에 오너일가가 올라있는 덕택에 CJ올리브영은 승계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돼 왔던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CJ와 CJ올리브영 합병을 통해 오너2세 승계 초석을 다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글랜우드PE가 CJ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하며 CJ그룹으로서는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11.04%) 및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4.21%)은 CJ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지분 51.15%를 들고 있는 ㈜CJ다. 노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