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협력 주요 공관장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이르면 상반기 안에 ‘방산 수출 및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세계 4대 방산 강국’ 진입을 위한 종합 전략 수립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과거 ‘국방’의 영역으로 여기던 방위산업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보고 체계적인 수주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수요국 맞춤형 방산 수출 전략 연구’ 용역 공고를 냈다. 공고 주체는 산업부 첨단민군협력지원과로, 이 과는 지난 2월 방산 지원 강화를 위해 신설된 이후 첫 과제로 이번 용역을 발주했다.
산업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기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안에 ‘방산 수출 및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K-방산은 지난 2022년 폴란드에서 대규모 수주 성과를 거두며 역대 최대 규모인 173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140억달러를 수주하며 2년 연속 100억달러 돌파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전년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수출 대상국이 전년과 비교해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늘었고,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루며 한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연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에 서명한 것을 시작으로 방산 업체들이 유럽과 중동, 북미 등에서 굵직한 수주 프로젝트를 활발히 가동하고 있어 작년 실적을 뛰어넘는 150억달러 이상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방산 수출전략 회의에서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방산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지원을 강화하는 등 방산 경쟁력 제고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국방부와 외교부를 통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부에 첨단민군협력지원과를 신설하는 등 수출의 관점에서 방산 수주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방산 수요국의 산업·경제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방산 수출 전략의 기초를 닦을 계획이다. 현재 K-방산 수출이 추진 중인 20여개 수출 유망 국가를 선별해 국가별 방위산업 수준 및 최근 무기 조달 방식을 파악하고, 대상국의 제조업 역량을 분석해 한국 주력 수출 산업과 연계 가능성을 타진한다.
수출 유망국의 제조업 역량과 에너지 수급 등을 면밀히 파악한 뒤 이를 종합해 유형별로 방산·산업·에너지 연계형 맞춤형 수출 전략을 제시하겠다는 게 산업부의 복안이다.
방산 수출 대책에는 이 같은 전략을 비롯한 정부의 종합 지원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특히 지난 2월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수출입은행의 수출정책금융 한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은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초대형 수주 특별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제2의 폴란드 잭폿'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방산 선진국과 공동 연구개발(R&D), 마케팅, 공급망 구축 등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산은 올해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위한 20개 주력 분야 중 하나로, 방산업계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 각 기관이 소통하며 지원 전략을 짜고 있다”며 “K-방산의 4대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