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극약처방에…초교 앞 AV배우 참여 ‘성인 페스티벌’ 못 연다

K-XF 홍보 포스터 일부. [한국성인콘텐츠협회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도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성인 페스티벌이 전시장 측의 대관 취소로 개최에 차질을 빚게 됐다.

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는 한 성인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을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열기로 업체 측과 계약했지만, 지난달 29일 업체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앞서 이재준 수원시장은 같은 날 '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회의'에서 "행사 저지를 위해 행정대집행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수원메쎄에 행사 대관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다.

행정대집행이란 특정 시설이나 개인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관할 행정기관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명령을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로, 철거 등이 포함된다.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앞두고 반발한 여성단체들.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시는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에서 금지하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행위인 '은밀한 부분 노출 등 성적 행위가 이뤄지거나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등에 이번 전시가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여성가족부로부터도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는 내용의 답변을 받아서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현재 업체 측은 다른 시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원메쎄는 직선거리로 50m 거리 안에 인근 초등학교가 있어서 이번 전시를 앞두고 '성 착취'라고 주장하는 여성단체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페스티벌 개최를 취소하라고 요구해왔다.

지난달 21일에는 이 행사를 중단시켜달라는 시민의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거금을 주고 표를 구매하고, 그 대가로 성매매 직종 여성들의 스트립쇼와 스킨십을 체험하는건 유사 성매매와 똑같은 거 아니냐"며 "우리나라는 엄연히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인데, 유사 성매매와 다를 바 없는 행사가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해당 청원은 1일 현재 2만8380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편 페스티벌 개최에 차질을 빚게 된 업체 측은 수원시와 수원메쎄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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