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명예회장 마지막 길, 정재계 조문 줄이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연합·공동취재단]·김은희 기자

1일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사흘째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최 회장은 조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2007~2011년)을 맡은 당시 전경련 부회장(2005~2017년)으로 함께 활동하는 등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고인은 대한민국 기술 경영자로서 선각자셨고 민간 외교도 상당히 잘 해주셨다”며 “그런 모범을 삼아 앞으로도 계속 후배들이 잘해나가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30여분간의 조문을 마치고 조 명예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을 포옹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조현준·현상 형제와 유년 시절부터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빈소에서 “특히 한미 경제 측면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하셨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동안에도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1위’ 신화를 쓴 한국 섬유업계 거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4대 그룹에서는 가장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어머니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지난달 30일 빈소를 찾았다. 조 명예회장의 부친인 조홍제 효성 창업주는 1948년 이재용 회장의 할아버지인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삼성물산을 세우는 등 삼성과 효성 사이 인연이 깊다. 홍 전 관장 역시 고인의 아내 송광자 여사의 경기여고 1년 후배이자 서울대 미대 1년 후배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아 40여분 간 머무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 회장은 조 명예회장에 대해 “좋으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구 회장은 조 명예회장에 대해 “재계의 존경을 많이 받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父子)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같은 날 빈소를 찾았다.

조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도 지난달 30일 빈소를 방문했다. 효성그룹은 1984년 조홍제 창업주가 작고한 후 조석래·조양래·조욱래 3남이 계열사를 나눠 승계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허윤홍 GS건설 사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빈소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 명예회장에 대해 “경제계를 살리기 위해 규제개혁 등의 이슈에서 정부와 함께 많은 일을 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31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아 “당시 세계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울 때 전경련 회장(고인)이 인솔해서 기업인들이 협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등도 빈소를 찾아 추모의 뜻을 전했다.

조 명예회장의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5일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오는 2일 오전 8시에 열린다.

정윤희·김은희·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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