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국채, 美 따라 움직이는 경향 강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장기 국채 금리가 미국의 국채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향후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등 통화정책이 변화하면 우리나라도 이에 크게 동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1일 발표한 '최근 글로벌 통화 긴축기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 영향 확대'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의 상관계수는 2013∼2021년 0.61에서 2022∼2024년 0.94로 치솟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2년부터 미국과 한국 장기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더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2022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중심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시기다.

미국 국채 금리의 국내 파급력이 커진 이유로는 양국 금융의 연계성 강화가 꼽혔다. 2019년 이후 두 나라의 상대국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나 직접 투자가 경제 규모(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었고, 이에 국내 채권 시장 내 외국인 투자 비중도 급증하면서 그만큼 미국 국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22년 세계적으로 고물가 등의 거시 경제 충격이 동시에 나타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국의 물가 여건과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 정책금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금리 동조화 현상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2020∼2022년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두 나라가 금리 동조성을 나타낸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를 목격한 국내 채권 투자자들이 2022년 이후 더 동조화에 대한 '경직적 기대' 속에 미국 금리를 추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국채 선물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영향력 확대, 미국 달러화 강세 등이 요인으로 거론됐다.

구병수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미국 국채 금리의 파급 영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과정에서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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