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맞대결’ 서산·태안 민심은…“그래도 성일종” vs “정부심판, 조한기”[총선현장]

지난 3월 30일 충남 서산시 중앙호수공원에 4·10 총선 충남 서산시태안군 후보들의 선거벽보가 부착돼 있다. 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충남 서산)=박상현·양근혁 기자] “100% 성일종이죠, 여당 후보가 돼야 서산·태안도 발전하지 않겠어요?”

“원래 여기는 다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주는데 먹고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죽을 것 같으니까 더불어민주당을 뽑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다가올 4·10 총선의 ‘스윙보터’이자 ‘금강벨트’로 불리는 충청권에 속한 충남 서산·태안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은 요동쳤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는 3선 도전에 나섰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지낸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곳에서만 다섯 번째 선거를 치른다. 성 후보와 조 후보의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서산 동부 전통시장 앞.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조한기 충남 서산·태안 민주당 후보는 “서산과 태안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만난 유권자 여러분께서 ‘못 살겠다’, ‘심판하자’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강조했다.

동부시장 앞에서 17년째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최모 씨(75세·남성)도 “서산 사람들은 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요즘 너무 힘들다”며 조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양파 값이 문재인 대통령 때와 비교하면 3배가 넘게 뛰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돈을 많이 썼다고 비판하지만, 돈을 써서 서민이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은 정치 아니냐”고 했다. 시장을 보러 나온 가정주부 임모 씨(72세·여성)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 털어 댄 것 말고 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성일종 의원이 여기서 강하다고 해도 이번에는 표를 주면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조한기 충남 서산·태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산동부전통시장에서 집중유세를 마친 뒤 시민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조 후보 역시 기자와 만나 “재룟값이 다 올랐고, 공공요금도 다 올랐는데 이대로 어떻게 사느냐며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들을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산은 수소·전기 완성차생산단지와 첨단정밀석유화학단지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태안은 해상풍력단지 건설과 주민참여형 마을발전소 확대로 진정한 재생에너지의 도시로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산시와 태안군의 면적은 약 1258㎢으로 서울의 2배에 달하는 매우 넓은 지역구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산시청 강당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를 시작으로 선거 일정에 나선 성일종 후보는 서산시와 안면 버스정류소를 오가며 이날만 왕복 100㎞에 이르는 동선을 소화했다.

지난 3월 29일 오후 성일종 충남 서산시태안군 국민의힘 후보가 태안 전통시장 거리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일종 캠프 제공]

성 후보는 ‘지역 발전’과 ‘격차 해소’를 위한 공약을 내걸며 3번째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성 후보는 기자와 만나 “유권자분들을 만나면 ‘지역에 여러 가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지역의 숙원 사업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선 정부·여당 후보가 훨씬 유리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 후보는 “태안 쪽으로는 드론 무인 항공 시스템들이 들어오고 또 거길 지나가는 고속도로·철도를 비롯해 교통 격차 해소와 지역 격차 해소, 인구 소멸에 대한 우려를 신도시 조성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 후보는 “또 국제 산업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국제학교가 들어오게 돼 있다”며 “그런 것들이 우리 태안이나 서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그런 상당히 좋은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성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있다. 서산 중앙호수공원에서 만난 20대 후반 여성 김모 씨는 “어디 놀러 나가기도 교통이 너무 불편하고 도시 크기에 비해서 인프라가 부족한 것 같다”며 “발전을 위해선 아무래도 여당 후보가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예천동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남성 김모 씨도 “여당 후보가 돼야 서산·태안의 발전이 있지 않겠나”라며 “586 운동권 세대도 싫다. 비례도 지역구도 국민의힘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 투표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는 무당층 또한 있었다. 읍내동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지지하는 정당도 없고 이번엔 투표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로 보내주면 서로 물어뜯기에만 바빠 뽑아주기가 싫다”고 말했다. 예천동에 사는 30대 남성 조모 씨는 “지역구는 둘 다 별로라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며 “비례는 이준석이 좋아서 개혁신당을 뽑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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