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추가인상 빨라지나…“日 수입 물가 압력·美 연준 금리인하 맞물려” [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일본 중앙은행(BOJ·이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도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는 현상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는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일본 가계 부담이 늘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오는 6월의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도 커지면서 엔화 반등에도 힘이 실린다는 진단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엔화 약세 흐름에 대해 "BOJ 입장에선 십수년 동안 웅크리다가 지금 막 정책금리를 올렸으므로 향후 상당 기간 반응을 살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금리 인상 정도가 크지 않고 다음번 금리인상 시기가 요원하기에, 당장은 엔화가 약세로 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더 빨라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강 연구원은 "엔화가 약해지면 이는 곧 일본의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며 "특히 최근 일본의 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2% 후반을 기록하는 상황이므로 향후 그들의 수입물가 상승은 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 150엔대를 '심리적 저항선'으로 고려해왔다.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일본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늘어서다.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2022년부터 2년간 엔화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늘어난 가계 부담은 20만엔을 넘는다.

앞서 일본 재무성은 2022년 엔·달러 환율이 151.95엔을 기록했을 때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9조2000억엔(약 82조원)을 투입했다. 이와 관련, 강 연구원은 "이는 자연스레 BOJ의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를 서두르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오는 6월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엔화도 방향을 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 연구원은 "그들의 6월 금리인하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선진국 간 환율은 '금리차'가 아니라 '금리차의 방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 금리인하 단행에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엔화 강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수혜도 예상된다. 강 연구원은 "2016년 2월부터 최근까지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는 과정에서 엔화 약세와 함께 토요타 자동차 주가가 200% 가량 뛰었다"며 "강세로 돌아서면 이러한 흐름이 달라질 수 있고 반대급부로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업종이 재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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