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피해자, 넷 중 한명은 10대… 채팅앱 피해 가장 많아

여성가족부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삭제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촬영물이 25만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디성센터의 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9000여명이며, 피해자 대다수가 저연령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3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디성센터에서 지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피해 양상과 피해 지원 현황 등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삭제 조치된 피해 영상물은 총 24만5416건이다. 피해 촬영물에 대한 삭제 건수는 2018년 2만8000여건, 2019년 9만5000여건, 2020년 15만8000여건, 2021년 16만9000여건, 2022년 21만3000여건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당사자 등의 요청 없이 신속하게 삭제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은 전체의 14.55%(3만5725건)으로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디성센터의 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총 8983명으로 지난해보다 12.6% 늘었다. 이들은 디성센터에서 상담,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총 27만5520건의 서비스 지원을 받았다.

피해자들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가 2209명(24.6%), 20대가 4517명(50.3%)으로 전체 피해자의 74.9%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보편화돼있는 저연령층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온라인상 채팅 상대나 일회성 만남 등 일시적 관계가 3391명(37.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미상(가해자 특정 불가) 2059명(22.9%) ▷모르는 사람(가해자 특정됐으나 피해자와 일면식 없는 사람) 1868명(20.8%) ▷친밀한 관계 870명(9.7%) ▷사회적 관계 766명(8.5%) ▷가족관계 29명(0.3%) 순이다.

피해자별 호소 내용 중에서는 ‘유포불안’이 4566건(31.3%)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는 ▷불법촬영 2927건(20.1%) ▷유포 2717건(18.7%) ▷유포협박 2664건(18.3%) 등의 순으로 피해 유형이 많았으며, 피해자 1인당 평균 1.6건의 중복피해를 경험하고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물과 함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도 늘었다. 개인정보 동반 유출 피해는 2022년 3만9298건→2023년 5만7082건으로 지난해 대비 45.3%가 증가했다.

유출된 개인정보 유형을 살펴보면 ▷성명 3만458건(41.2%) ▷연령 2만9341건(39.7%) ▷소속 1만611건(14.3%) ▷주소 3517건(4.8%) ▷연락처 22건(0.03%) 순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피해 발생 이후에는 영상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와 함께 피해자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잊힐 권리’ 보장을 위해 국내외 관계기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은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피해지원 중추기관으로서의 센터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피해 유형 및 플랫폼의 변화 등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내에서 변화를 신속 감지하고 대응하여 365일 연중무휴 촘촘한 피해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해 오는 7월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 대응 관련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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