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응원하러 다저스 구장 찾았어요” LA 한인들 모처럼 야구장 발길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이정후 응원한 이영윤 씨(윗줄 왼쪽에서 세 번째) 가족
다저스유니폼과 모자 쓴 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응원 1일(미국시간) 미국프로야구(MLB)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상대 경기를 응원하러 온 이영윤(77) 씨 가족.(LA=연합) 

 

“‘바람의 손자’ 보러 여기까지 왔어요. 오늘 응원 많이 하려고 합니다.”

미국프로야구(MLB)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처음으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상대한 1일(이하 미국시간) 한인 팬들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원정 경기에 나선 이정후를 열렬히 응원했다.

이날 관중석에서 만난 이영윤(77) 씨는 한국에서 LA에 사는 딸-사위 집을 방문했다가 마침 이정후의 경기 일정이 잡히자 직접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이씨 부부를 비롯해 LA에 사는 딸 부부와 손자들까지 모두 7명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한국에서 ‘해태’ 시절부터 기아 타이거즈의 오랜 팬이라는 이씨는 “내가 ‘바람의 아들’ 이종범 선수를 아주 좋아했다”며 “LA에 딸-사위를 보러 왔다가 ‘바람의 손자’가 온다고 해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이씨는 또 “한국에서도 이정후는 날리다 왔다”며 “미국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다저스의 오타니도 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이정후를 많이 응원하고 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일(한국시간) LA 다저스 팬들로 가득한 LA '다저 스타디움'
1일(미국시간) LA 다저스 팬들로 가득한 LA ‘다저 스타디움’. 이날 4만9천여명이 입장했다.(LA=연합) 

경기장에서 만난 또 다른 한인 야구팬 정영민(43) 씨는 14세인 아들과 함께 LA에 여행을 왔다가 이정후를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정씨는 “여행 일정을 먼저 잡았는데, 마침 이정후 선수의 경기가 있어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삼성 라이온즈 팬이라는 정씨는 “이정후 선수는 워낙 잘하니까 (팬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게 있다”며 “미국에 와서도 아주 잘하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다저스 팬들의 열렬한 홈팀 응원과 함성이 이어지자 정씨는 “잘못 앉은 것 같다”고 웃으며 “이정후 선수를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다저 스타디움은 다저스를 응원하는 홈 팬들의 기세가 압도적이었다.관중석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경우는 드물었다.홈 팬들의 거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다저스는 중후반까지 큰 점수 차이로 승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정후는 꿋꿋이 안타를 쳤고, 다저스 팬들의 야유가 먼저 지나간 뒤 한쪽에서는 이정후 팬들의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뒤따라 나왔다.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박찬호, 2010년대 류현진 등 한국 선수들이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현지 한인들이 다저 스타디움을 많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다저스에서 한국 선수의 명맥이 끊기면서 현지 한인들 사이에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이날 다저 스타디움을 찾은 아시아계 관중은 대부분 오타니 쇼헤이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이 대부분이었고, 한인들은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다저스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오타니는 이날도 타석에 오르거나 중계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큰 환호를 받았다.(L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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