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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정책의 수혜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전진 기지를 갖추면서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이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는 최근 미국·인도·대만 등 전 세계 증시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베트남 증시에 눈을 돌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과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1일 기준)은 각각 18.25%, 16%로 1·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9.46%)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북미(13.71%), 인도(9.31%), 한국(6.04%) 펀드의 수익률도 제쳤다. 이 기간 일본과 베트남의 증시 지수도 각각 18.94%, 13.42% 오르면서 주요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 들어 일본과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나란히 상승세를 탄 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수혜국으로 주목받으며 외국인들의 투자금이 몰린 영향이 크다. 일본에는 신에츠화학공업(실리콘웨이퍼), 스미토모화학(포토레지스트) 같은 반도체 소재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 여럿 있다. 베트남의 경우, 엔비디아가 베트남에 거점을 마련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는 등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펀드의 수익률도 반도체 펀드들이 주도했다. 올 들어 TIGER일본반도체FACTSET와 ARIRANG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는 25%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투자금도 꾸준히 몰린다. 일본 펀드 설정액은 연초 1238억원이 늘었다. ▷TIGER일본반도체FACTSET(245억원) ▷KODEX일본TOPIX100(159억원) ▷TIGER일본니케이225(148억원) 순으로 설정액이 증가했다.
베트남 펀드의 강세도 돋보인다. 베트남 공모펀드 중 순자산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03%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7.88%에 달한다. 이 밖에도 키움베트남투모로우펀드, 한화베트남레전드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20.32%, 19.31%로 높았다. 베트남 펀드 총 설정액도 올 들어 8865억원에서 9546억원으로 681억원이 늘었다.
특히 증권가에선 베트남 펀드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지수가 가파르게 뛴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타 신흥국들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저평가에 머문다는 분석 때문이다. 최원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 책임은 “베트남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내외로 역사적 고점과 비교해도 여전히 아래 수준”이라며 “단기 랠리로 조정 우려가 있지만 ‘포스트 차이나’ 국가들 대비 여전히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