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도 뭉친 민주당…임종석-박용진에 文도 전면 등판[이런정치]

문재인(왼쪽 세 번째) 전 대통령이 1일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부산 사상구를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용진 의원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른바 ‘비명횡사(비이재명계 무더기 공천 탈락)’ 논란을 빚은 공천 갈등 국면에서 각각 컷오프와 경선 탈락으로 4·10 총선에 나서지 못하게 된 비명계 대표주자들에, 문 전 대통령까지 등판하면서 막판 화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울산에 방문했다. 전날(1일)에 이어 이틀 연속 이번 총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을 격려하기 위한 일정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경남 양산을 찾아 이재영 양산시갑 후보와 벚꽃길을 걷고, 부산 사상에 들러 배재정 부산 사상구 후보를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헤럴드경제에 문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본인에게 각별한 지역 위주의 격려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도 문 전 대통령은 이 후보와 김두관 양산시을 후보, 변광용 거제시 후보를 각각 만났다. 양산은 문 전 대통령이 현재 거주하는 곳, 거제는 태어난 곳, 부산 사상은 19대 국회에서 당선된 지역으로 인연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의 행보와 일정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열흘 안쪽으로 다가온 총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민주당 후보들과의 만남이 늘어남과 동시에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이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정부가 너무 못한다. 70 평생에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날을 세운 것이다.

친문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은 이날 경남 창원 지역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 일정을 잡았다. 임 전 실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자신이 출사표를 던졌던 서울 중구성동구갑에서 전현희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일정은 특히 경남 지역에 집중됐다. 양산, 김해 등 여야 모두 격전지로 꼽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거제, 창원, 함양, 진주, 사천 등을 연일 돌면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경남 지역의 경우 현장 반응도 좋고 후보들이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험지지만 민주당 후보로서 고생하는 지역이자 중요한 낙동강 벨트를 비롯해 박빙 지역에서 도우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지역을 더 도와야 될 듯하다고 전했다. 다만 “당일에도 일정이 변경될 수 있는데다 다른 지역에서도 요청이 있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계속 고려해 일정을 판단해야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부터 민주당 후보 지원을 시작한 박 의원은 민주당의 서울 지역 험지로 꼽히는 ‘강남3구’로 먼저 향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와 서초에서 지원 유세를 했고, 전날인 1일에는 서울 강남에서 박경미 강남병 후보를 도왔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친명계와 대척점에 있던 비명계가 뭉치고, 문 전 대통령도 행보를 넓혀가면서 민주당은 단일대오를 갖춰가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러한 결집이 각종 지표에서 드러난 선거 판세와 상호작용하면서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 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수백표나 1000표 이내로 결판 나는 지역이 전국에 49곳”이라며 “절대 안심하거나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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