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ESG 중 ‘환경’ 가장 취약…투자 여력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때 환경(E) 부문에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환경 관련 시설 및 설비를 투자할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국내 공급망에 속한 중소중견기업 1278개사의 ESG 실사데이터(2022~2023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환경 점수가 가장 낮은 2.45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배구조(G)는 2.7점, 사회(S)는 5.11점을 기록하며 종합 평점은 3.55점으로 나타났다.

상의 공급망ESG 지원센터는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수준을 온라인 자가진단 및 제3자 현장실사 방식으로 검증해 ▷고위험(0~2.99) ▷중위험(3~6.99) ▷저위험(7~10) 등 3개 구간으로 구분·관리하고 있다.

이 구분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종합평점은 고위험 구간을 탈피했다. 하지만 환경(E) 부문과 지배구조(G) 부문은 고위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환경 부문 중 평점이 가장 낮은 항목은 ‘재생에너지 사용량 측정’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수급이 아직 충분치 못한데다 대기오염물질 감축에 관한 준비가 미흡한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운 여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도 매우 미흡한 항목 중 하나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구체적 정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중소·중견 기업들이 ESG 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인력 부족 및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 및 인력이 부족해 ESG 경영 전담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3.67점)이 비수도권(3.27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비제조업 비중이 높은 반면, 비수도권은 자동차부품, 산업용기계 등 탄소·환경 규제에 많이 노출된 제조업종이 다수 분포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장사(4.84점), 외감법인(3.96점), 비외감법인(2.85점) 순으로 나타났다. 상장법인의 경우 기업의 성장성 등 상장심사 종합평가에 대비해 ESG 경영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EU 환경규제, 공시의무화 등으로 기업 어려움이 크다”며 “기업의 중복부담 해소와 정보 신뢰성 제고를 위한 국가차원의 데이터플랫폼 구축 등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기업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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