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토피놀 작용기전 설명 그림. [코스맥스 제공] |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대표 심상배)가 스테로이드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소재는 아토피 등 문제성 피부에 효능을 가진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코스맥스는 이를 적용한 의료용 크림, 기능성 화장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언토피놀(Untopinol)’로 명명된 이 소재는 코스맥스가 2011년부터 해 온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새 결과물로, 세계 처음 개발됐다. 이에 앞서 개발한 항노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필러스틴(Fillerstin)’에서 문제피부에 효과적인 물질을 극대화한 포스트바이오틱스 소재다.
코스맥스는 먼저 필러스틴의 핵심물질을 규명한 뒤 핵심물질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배양한 언토피놀을 개발했다. 인체적용 시험도 거쳐 효능을 입증했다.
세계 알레르기학 권위자인 연동건 경희대 의대 교수와 KBI 한국의생명연구원과 협력해 경증~중등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8주간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46.2%가 아토피 중증도(EASI 점수)가 개선됐다. 또 피부 수분량과 경피수분손실률, 가려움증 점수, 피부장벽 구조(필라그린), 혈중염증 지표 등의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고 코스맥스 측은 전했다.
코스맥스는 이런 연구성과를 ‘알러지(Allergy)’ 지에 최근 게재했다. 알러지는 피부 및 아토피 관련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로, 2023년 기준 피인용지수가 12점에 달한다.
코스맥스는 국내 특허도 출원했으며, 이번 연구성과로 연구팀 전원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코스맥스는 언토피놀을 함유한 ‘MD(의료기기)크림’을 출시할 방침이다. MD크림은 2급 창상피복재에 해당하는 크림형 의료기기로, 피부과에서 처방한다. 기존 피부질환에 처방되는 스테로이드성 제제와 달리 부작용은 없고 효과는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피부장벽 회복용 기능성 화장품도 내놓기로 했다.
연동건 교수는 “언토피놀은 스테로이드를 대체해 경증-중등증 아토피환자에게 새롭고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이어서 민감한 피부에도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