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난 옷도 OK’ 아울렛보다 싼 곳이 뜬다고? [세모금]

지난달 22일 문을 연 서울 뉴코아 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이 소비자로 붐비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봄이 찾아왔지만, 패션업계는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대신 실속형 소비가 뜨면서 ‘싼값’에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월 상품을 비롯한 의류 재고를 활용한 ‘오픈프라이스 매장’에 발길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팩토리스토어와 이랜드리테일의 팩토리아울렛 1호점 광명점의 1분기(1~3월) 매출은 전년 대비 모두 30% 이상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이 2017년부터 운영 중인 팩토리스토어는 지난해 8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16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올해 1월에는 스타필드 수원에 상설 매장을 열었다. 광주신세계에서는 팝업스토어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의류비에 대한 소비자 심리지수는 올 1분기에도 비관적이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의류비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 기준 97(100 미만 비관)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더 싸고 품질을 갖춘 제품을 찾고 있다. 유통업체가 재고 상품을 직매입하는 오픈프라이스 매장이 합리적인 선택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실제 오픈프라이스 매장에선 일반 아울렛보다 할인율이 20~30% 가까이 낮은 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프라다, 미우미우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울렛이 1년차 재고 위주인 것과 달리 오픈프라이스 매장은 다년차 상품일수록 할인 폭이 크다. 이랜드리테일의 팩토리아울렛의 경우 3년차 재고를 최대 9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 Price Store) '오프웍스' 매장. [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의 팩토리스토어 매장. [신세계백화점 제공]

이랜드리테일 역시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의 성향이 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광명점에 이어 올해 10여 개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지난달 문을 연 천호점은 첫 주말이었던 22~24일(금·토·일) 3일 매출이 전년 대비 약 73% 성장했다. 이 가운데 신사(620%), 스포츠(580%), 여성(230%) 등이 세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오픈프라이스매장 ‘오프웍스(OFF WORKS)’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총 5곳의 아울렛에서 운영 중인 오프웍스의 매출은 2020년 대비 지난해 2.5배로 증가했다.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도 계속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 지난달 ‘오프웍스’ 5호점을 열었고, 추가로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직매입·직판매 방식으로 이커머스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형성한 것이 오픈프라이스 매장의 성공 요인”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브랜드로 4050세대뿐만 아니라 MZ세대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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