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오타니’ 9게임만에 첫 홈런…”이제 안심”

오타니가 다저스 선수로서 첫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AP=연합]

오타니가 다저스 선수로서 첫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AP=연합]

누구보다도 오타니 쇼헤이 스스로 간절하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아니 LA다저스 감독과 동료들, 그리고 그의 새로운 LA팬들도 애타게 바랐던 홈런 타구가 마침내 터져나왔다.

오타니는 3일(미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치른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다저스가 4-3으로 앞서 있던 7회말 우중간 관중석에 꽂히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9경기 41타석 37타수째만에 뽑아낸 시즌 첫 홈런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지난해 홈런왕을 했던 오타니로서는 내셔널리그로 옮겨 홈런이 나오지 않아 안팎으로 은근한 압박을 느끼던 참이었다.

오타니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상단에 날아드는 좌완 투수 테일러 로저스의 93.2마일(약 149km)짜리 싱커를 맞혔다. 타구속도는 105.6마일(약 169km), 발사각도는 24도로 430피트(약 131m) 거리를 날아갔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와 우익수 마이크 야스츠렘스키가 타구소리가 나는 순간 움찔하고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던 홈런타구였다.

오타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즌 첫 홈런을 자축하는 게시물을 올렸을 만큼 무척 고무됐다.오타니는 “특별한 순간”이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홈런을 치는 장면과 기뻐하는 장면, 팬과 동료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장면 등을 함께 게시했다.

LA에인절스에서 뛴 6시즌 동안 신인왕과 MVP 두차례, 홈런왕을 거친 끝에 자유계약신분으로 올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에 7억달러를 받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 계약을 한 처지에서 시즌 개막 후 가장 오래 걸린 홈런이었기에 그 자신 무척 들뜨고 안도한 모습이 뚜렷했다.

오타니가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면서 후속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축하를 받고 있다.[AP=연합]

오타니가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면서 후속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축하를 받고 있다.[AP=연합]

무엇보다 일본프로시절을 포함, 7년여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폈던 통역사가 불법도박으로 해고되면서 오타니의 관련여부가 여전히 의심스러운 상황인 탓에 그의 홈런포 침묵은 야구 외적인 측면에서도 분석이 될 판이었다. 미국내 스포츠미디어는 물론 일거수 일투족을 깨알같이 훑어내는 일본 스포츠매체들의 현미경 취재는 오타니가 야구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소다.

그런 가운데 나온 첫 홈런이기에 의미는 작지 않았다. 이날 승부에서도 사실상 결승타점이었다. 다저스는 5-4로 이기며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2017년 7월28~30일 이후 8년여만에 처음 홈구장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개막 후 9게임 내리 5점이상 득점하는 프랜차이즈 신기록도 이어갔다. 오타니는 이날 4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활약하며 시즌 타율을 2할 7푼대(37타수 10안타)로 끌어올렸다.

오타니는 경기 뒤  통역 윌 아이어든을 통해 “솔직히 첫 홈런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며 “그동안 사실 스윙이 좋지 않았기에 이제 무척 안심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승리에 기여했고 저뿐만 아니라 팀 전체 공격이 잘 풀렸다”며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과 이야기를 했는데,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해 마음이 편해졌다”며 “매일 이만큼 많은 팬들이 (야구장에)들어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팬들의 응원을 받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홈런이 된 공을 잡은 한 여성팬에게 사인볼과 야구모자 2개, 방망이 등을 주고 돌려받았다. 빅리그 통산 172개째 홈런볼이지만 다저스 선수로 1호 볼인 만큼 고이 간직할 만하다.

다저스 구단은 공식 SNS X(옛 트위터) 계정에 오타니의 홈런 영상을 올리고 제목을 대문자로 의미심장하게 뽑았다.

” 쇼헤이 오타니의 많은 것 중 첫번째(THE FIRST OF MANY FOR SHOHEI OHTANI)”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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