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건설 담은 제11차 전기본, 이달 공개된다…SMR도 처음으로 반영

신고리 3호기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신규 원전 건설 방향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이 이르면 이달 공개된다. 이번 전기본에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처음 반영되며 신규 원전 건설 규모는 2~4기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계획과 달리 신설 원전의 예정부지는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에너지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11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현재 신규 원전 건설 규모, 신재생에너지 비중 등 실무안에 대한 주요 쟁점을 막판 조율 중 이다.

내년부터 2038년까지 적용되는 이번 실무안에는 신규 원전 건설 여부, 발전원별 구성비(믹스) 등이 핵심 쟁점이다. 이번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가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2015년 7차 전기본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전기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원전 건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11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 한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립이 반영될 계획”이라며 “신규 원전은 최소 2기에서 최대 4기를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학계를 중심으로 신규 원전 2+1 건설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새롭게 2+1 건걸이 부상한 이유는 신규 원전 2기로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부족하고, 4기는 설비가 많으니 3기를 건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일반적으로 2기 또는 4기 등 2기를 한쌍으로 건립하는게 보통이다. 공용설비 및 송전망 활용, 부지매입,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하면 2기를 한쌍으로 지어야 경제성·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신규 원전을 건립할 경우 주민동의를 받기도 어렵지만 2기를 건립할 때 약 10조~11조원이 투입된다. 반면, 1기를 지으면 7조~8조원이 소요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이번 전기본에 SMR을 처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한수원 주도로 개발중인 I(혁신형)-SMR 설비를 700MW 규모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집단에너지도 새롭게 편입될 전망이다. 집단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 열전용보일러 등 1개소 이상의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생산되는 열과 전기를 주거·상업 또는 산업단지에 일괄적으로 공급한다. 지금까지는 전기본과 관계없이 집단에너지사업법을 통과하면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열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력계통에 우회로 들어온다는 것과 경직성 전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전기본에 포함시켜 발전사업 허가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전기본에서 주목할 점은 석탄발전소 대체방안이다. 10차 전기본에서는 2036년까지 가동후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28기에 대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11차 전기본에서는 LNG로의 전환대신 양수발전이나 무탄소발전소로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2038년까지 대체예정인 석탄발전기는 발전5사 통틀어 총 39기에 이른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발전사들에게 ‘발전설비 현황조사 의향서 변경’안을 접수받았다. 이 과정에서 발전 공기업들은 폐지예정인 석탄발전소를 양수 또는 수소전소 발전소, 암모니아 혼소발전소 등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따라서 11차 전기본에서 LNG 발전비중은 기존 계획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차 전기본에서는 LNG발전비중을 2030년 22.9%, 2036년 9.3%로 제시한 바 있다.

양수발전 증가도 주목한 점이다. 이는 원전을 염두에 둔 정책으로 해석된다. 양수발전은 하부저수지에 있는 물을 상부저수지로 퍼 올리려면 전력이 필요한데 이때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원전은 수시로 전력수요 변화나 재생에너지 출력변화에 따라 즉각 발전량을 증감하지 못하는 경직성 전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적은 야간시간에 생산된 전력을 양수발전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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