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점점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가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CPCA는 지난 3월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수출용과 내수용을 구분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2월까지 두 달간 공개된 수치를 바탕으로 집계한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6.6%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통상 중국에서 자동차 출하량은 각 분기의 마지막 달에 가장 많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지난 몇 년간 모델3 세단과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의존해온 사이 비야디(BYD)와 리샹(리오토), 샤오펑(엑스펑), 최근에 뛰어든 샤오미까지 현지의 여러 경쟁업체가 첨단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발표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야디는 해치백 스타일과 고급 SUV,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을 1만달러(약 1350만원) 미만에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시장의 경쟁 심화에 가격 인하로 대응했다가 수익성이 떨어지자 최근 다시 가격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앞다퉈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한층 더 공세적인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 시장 내 이런 어려움을 반영하듯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월가의 평균 예상치(팩트셋 집계 45만7000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인도량 숫자뿐만 아니라 전략 측면에서도 엄청난 재앙이었다”며 “아마도 4∼5년 만에 머스크와 테슬라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테슬라를 지지해온 유명 투자가 로스 거버도 전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의 실적 부진을 지적하며 “이제는 테슬라 주주들이 비난의 화살을 어디에 돌려야 할지 평가해야 할 때다. 테슬라 이사회는 즉각 독립적인 이사들로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거버의 이 글을 리트윗한 게시물에 답글로 “그는 자신이 바보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멍청이”라며 “비야디는 지난 분기 판매량이 42%나 떨어졌다. 모두에게 힘들었던 분기”라고 반박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인도량 발표 후 5% 가까이 하락했으나, 이날은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