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 3월에 887억원 모금…바이든과 모금액 격차 좁히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확보한 지난달에 괄목할만한 선거 자금 모금 성과를 거뒀다.

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3월 한 달간 6560만달러(약 887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측 현금 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9310만달러(약 121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2월말 트럼프 캠프가 신고한 현금 보유액이 4190만달러였다는 점에서 지난달 두드러진 모금 성과를 낸 셈이다.

3월 모금 액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으로서 재선에 도전했던 2020년 3월의 모금액 6200만달러를 넘어선다. 이에 트럼프 진영은 재대결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모금액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수지 와일스는 “3월 모금액은 전 영역에서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함께 참석한 대형 모금행사를 개최해 2600만달러를 모은 가운데, 아직 3월 총모금액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전국위는 2월에 총 5300만달러(약 717억원)를 모금했고, 2월 말 기준으로 1억5500만달러(21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비해 선거 자금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음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가는 대선 ‘실탄’ 공급량이 늘어난 것은 당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경쟁을 벌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달 초 사퇴한 뒤 ‘공화당 큰손’들이 트럼프 측 지원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징후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공화당의 선거자금 모금 및 배분에 영향력이 큰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지난달 선출된 것도 일정한 효과로 연결됐을 수 있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근래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등에서 거액 후원자들을 잇달아 만나며 기부를 부탁해왔고, 6일에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4000만달러 이상 모금을 목표로 대형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한편, 뉴욕에서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사기 대출’ 의혹 재판과 관련해 항소심 진행을 위한 공탁금 납부를 도와준 인물은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거래와 연계된 고리대출업을 하는 억만장자 돈 행키(80)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행키 그룹 회장인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 공탁금을 납부하기 위해 발행한 1억7500만달러(약 2368억원) 상당의 채권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기업을 통해 인수함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압류를 모면하게 해줬다.

행키 회장은 WP에 이번 채권 인수가 정치적 입장 표명이 아닌 사업상 거래라며,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은 채 적정한 이자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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