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구급차 없어” 경기 중 다친 女프로레슬러 주장에 日 ‘발칵’

일본 여성 프로레슬러 코바시 마리카가 한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구급차로 이송되는 모습. [코바시 마리카 엑스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국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경기 중 부상을 입은 일본 여성 프로레슬러가 주최 측으로부터 "한국에는 구급차가 없다"는 말을 듣는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로 논란이 커지자 주최 측은 "거짓 정보"라며 해당 선수의 주장을 부인했다.

4일 신한국프로레슬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 WWA 오피셜 짐에서 '신한국 프로레슬링 로드 오브 스프링(LORD OF SPRING)'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 6경기 가운데 메인이벤트에 참가한 일본의 코바시 마리카는 미국의 세라핌과의 타이틀 매치에서 머리 부분을 심하게 가격 당해 뇌진탕이 의심되는 부상을 입었다. 코바시는 투혼 끝에 핀폴 승을 따냈지만, "너무 힘들다"고 짧은 소감을 말한 뒤 울먹이며 주저앉았다.

이후 코바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려 주최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 중 부상을 입어 구급차를 요청했을 때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면 주최 측 차량으로 병원 이송을 요청했더니 '관객들을 배웅해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 선수들의 대처로 병원에 갈 수 있었지만 다시는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회에 나서 않겠다"며 "챔피언 벨트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코바시 마리카(아래)가 지난달 31일 한국에서 열린 프로레스링 대회에서 경기하는 모습. [윤강철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일본에서 한국의 '엉성한 안전관리 체제'를 비판하는 보도가 이어지자 윤강철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표는 지난 2일 코바시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 대표는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 또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스포츠 상해 자격이 있는 일본의 쿠로오비 선수가 재빠른 대처로 코바시를 움직이지 않게 한 뒤 링 옆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그 상태에서 함부로 옮기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돼 빨리 119를 불렀다"고 했다.

이어 "저는 현장 정리도 동시에 해야 했으므로 우선 일본에서 오신 관객분들을 인근까지 모셔다드리고 7분 이내로 빠르게 현장 복귀했다"며 "(119에) 신고한지 약 10여 분 뒤 소방차 1대가 도착해 소방 대원이 기본적인 체크를 했고, 구급차를 찾고 있는 중이라길래 응급 전화로 코바시의 상태를 계속 체크하던 중 15분 뒤 구급차가 도착해 코바시의 목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구급차에 태웠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구급차에는 한국말이 능통한 아카리 선수와 협회 직원도 동승했다"며 "응급실에 도착해 정밀검사를 받고 괜찮다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퇴원하고 모든 진료비를 수납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코바시가 출국하는 날까지 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우 훌륭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의 사고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거짓된 정보로 한일 프로레슬링 교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코바시는 3일 2차 입장문을 통해 "경기 다음날 일본인 여자 선수로부터 당시 상황을 확인한 결과 '한국에는 구급차가 없다'는 말은 윤 대표 발언이라고 하길래 그렇게 인식했다"며 "그 발언은 실 있었지만 윤 대표나 관계자 발언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발언한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윤 대표로부터 이후 '미숙한 대처에 대해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쌍방이 허위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서로 엇갈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위해 제 3자를 포함한 논의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레슬링 단체의 긴급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환기돼 보다 안심하고 프로레슬링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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